유엔 특사, 미얀마 쿠데타 수장에 "모든 폭력 중단하라"

입력 2022-08-18 10:57
유엔 특사, 미얀마 쿠데타 수장에 "모든 폭력 중단하라"

"수치 고문 상황 우려" 만남 요청…"군정 정당화에 이용" 비판도



(방콕=연합뉴스) 강종훈 특파원 = 놀린 헤이저 유엔 미얀마 특사가 부임 후 첫 미얀마 방문에서 폭력 중단과 민주주의 회복을 촉구했다.

18일 A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헤이저 특사는 전날 미얀마 수도 네피도에서 쿠데타 수장인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을 만나 모든 폭력 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민간 통치와 민주주의로 돌려놓으라고 요구했다.

그는 아울러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이 처한 상황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며 그를 집으로 돌려보내고 자신과 만날 수 있도록 허용하라고도 했다.

헤이저 특사는 최근 군부가 반대 세력 인사 4명에 대한 사형을 집행한 것과 관련해 흘라잉 최고사령관에게 정치범 석방과 사형 집행 중지를 촉구했다.

그는 이달 말 로힝야족 난민촌이 있는 방글라데시를 방문할 예정이라며 미얀마 군부의 탄압으로 피신한 로힝야족의 송환에 미얀마가 책임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사가 1박 2일간의 미얀마 방문을 마친 뒤 유엔은 성명을 통해 이러한 내용을 전했다.

헤이저 특사는 성명에서 "국민의 뜻을 반영해 평화롭고 민주적인 미얀마를 만들기 위한 포괄적인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한 솔직한 대화를 해나가기로 흘라잉 사령관과 합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미얀마 국민들은 민주주의, 공포에서 벗어난 자결권을 가질 권리가 있다"며 "유엔의 개입이 어떤 식으로든 군정에 정당성을 주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미얀마 군부는 헤이저 특사와의 만남을 '미얀마 정부의 공식 회담'이라고 칭하며 의미를 부여했다.

미얀마 국영방송 MRTV는 흘라잉 사령관이 헤이저 특사가 미얀마와 유엔 간 신뢰와 협력을 증진하기 위한 의견을 나눴다고 전했다.

미얀마 현지 매체 이라와디는 이날 "유엔 특사의 미얀마 방문이 군부가 정당성을 쌓는 데 이용됐다"며 "헤이저 특사는 정당성에 대한 군부의 갈망 충족을 도왔다"고 비판했다.

민주 진영 임시정부인 국민통합정부(NUG)는 이번 특사 방문을 앞두고 "군부가 유발한 위기 해결을 위한 강도 높은 노력이 이뤄지지 않으면 전범과의 타협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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