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슈디 흉기습격범 "호메이니 존경, 이란과 접촉은 없어"

입력 2022-08-18 08:35
수정 2022-08-18 08:48
루슈디 흉기습격범 "호메이니 존경, 이란과 접촉은 없어"

수감 중 언론 인터뷰…"루슈디 죽지않아 놀랐다"

범행동기 '파트와' 연계성에는 변호인 조언 따라 함구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영국 작가 살만 루슈디(75)를 흉기로 공격한 피의자가 범행동기에 대해 언론을 통해 입을 열었다.

살인미수 등 혐의로 수감 중인 하디 마타르(25)는 17일(현지시간) 공개된 미국 뉴욕포스트 인터뷰에서 이란의 최고지도자이던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1900∼1989)를 존경한다고 털어놓았다.

마타르는 "나는 아야톨라 호메이니를 존경한다"며 "그가 위대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야톨라 호메이니는 루슈디가 1988년 내놓은 소설 '악마의 시'를 이듬해 이슬람 모독으로 규정하고 전 세계 무슬림에게 루슈디를 즉각 살해하라는 파트와(이슬람 율법해석)를 내렸다.

마타르는 자신의 범행이 루슈디를 겨냥한 파트와와 연계됐는지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자기 변호인의 조언을 따른다며 "그와 관련해 내가 말할 것은 거기까지"라고 말했다.

다만 루슈디를 향해서는 혐오를 드러냈다.

마타르는 "그 사람을 싫어한다"며 "그가 매우 훌륭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루슈디는 이슬람을 공격한 자"라며 "그들(무슬림)의 신앙과 신앙 체계를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마타르는 '죽음의 시'에 대해 "몇쪽밖에 읽어보지 못했다"면서도 유튜브로 루슈디의 동영상을 봤다고 밝혔다.

그는 "강연을 많이 봤다"며 "나는 그런 종류의 솔직하지 못한 사람들이 싫다"고 말했다.

마타르는 지난 12일 미국 뉴욕주 셔터쿼에서 열린 문학축제에서 강연을 준비하던 루슈디에게 달려들어 흉기를 휘둘렀다.

루슈디는 목과 복부 등을 최소 10차례 찔렸으나 죽을 고비를 넘기고 회복 중이다.

마타르는 이란혁명수비대와 접촉한 적이 없으며, 강연회를 알리는 루슈디의 트위터 게시물을 보고 행동에 나섰다고 밝혔다.

범행 전날 뉴저지주 거주지에서 버스로 뉴욕주 버펄로에 도착한 뒤 리프트(차량공유 서비스)로 현장 근처에 와 노숙했다고 동선을 설명했다.

이란 정부는 루슈디 피습사건이 자국과 관련이 없다고 선을 긋고 있다.

마타르는 루슈디가 살아남을지 몰랐다고 밝혔다.

그는 "루슈디가 죽지 않았다는 걸 들었을 때 놀랐던 것 같다"고 말했다.

마타르는 부친이 있는 레바논을 2018년 한달 동안 방문했다가 귀국한 뒤 불안을 노출하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의 모친 실바나 파도스는 최근 데일리메일 인터뷰에서 "여행 뒤 사람이 바뀌었다"며 "동기가 부여돼 학교를 마치고 학위, 일자리를 얻을 것으로 기대했는데 지하실에 틀어박혀 입을 열지 않았다"고 말했다.

뉴욕포스트는 셔터쿼 카운티 수감시설에 있는 마타르가 화상으로 이번 인터뷰에 응했다고 밝혔다.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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