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총리 유력 후보 "노동자, 더많이 일해야" 발언 논란
트러스 장관, 재무부 수석부장관 시절 '노동자 폄하' 녹취 공개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영국 차기 총리 유력 후보로 꼽히는 리즈 트러스 외무부 장관이 과거 자국 노동자를 깎아내린 발언이 알려지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트러스 장관이 재무부 수석부장관 시절 영국 노동자들은 지역에 따라 생산성 편차가 있고 더 많은 노동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1분 40초 분량의 녹취에서 그는 "영국 노동자들은 (부족한) 기술과 응용력 탓에 시간당 생산량이 적다"며 "런던과 다른 지역의 생산성이 매우 차이가 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는 수십 년간 역사적 사실이었으며, 부분적으로는 사고방식과 태도 같은 것에 (원인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중국을 가보면 매우 다르다"고 덧붙였다.
트러스 장관은 영국이 더 부유하고 풍요로운 나라가 되려면 노동 문화를 바꿔야 하지만 실현되기 쉽지 않으리라고 예상하면서 "'더 많은 노동'(more graft)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2017∼2019년까지 재무부 수석부장관을 지냈다. 이 발언을 한 정확한 시기와 장소는 공개되지 않았다.
그는 가디언이 녹취를 폭로한 뒤에도 영국 노동자의 생산성이 낮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트러스 장관은 취재진이 이 발언에 대해 질문하자 "이 나라에 필요한 것은 더 높은 생산성이고 우리는 경제 성장을 해야 한다"고 답했다.
그는 영국 노동자를 '세계에서 가장 나쁜 게으름뱅이'로 묘사해 논란이 된 책 '브리타니아 언체인드'(Britannia Unchained)의 공동 저자이기도 하다.
지난달 TV 토론에선 "여러 저자가 다른 장(章)을 썼다"며 자신의 경쟁자인 리시 수낵 전 재무부 장관을 지지하는 도미니크 라브 전 외무장관이 문제가 된 부분을 집필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트러스 장관은 영국 노동자가 생산성이 떨어진다고 깎아내린 발언이 차기 총리가 결정되는 민감한 시점에 공개되면서 노동자 계층의 반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총리직을 두고 수낵 전 장관과 선거전을 벌이고 있는 트러스 장관은 총리로 취임하면 법인세 등을 인하해 경제 성장을 촉진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쳐 왔다.
마거릿 대처 전 총리를 '롤 모델'로 삼은 그는 보수당원 설문조사 등에서 우위를 점하며 승기를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당선자는 내달 5일 발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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