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헤르손 보급로 연일 타격…"병참 난항에 러 퇴각하는 듯"
수복 위해 러 주둔지 연결하는 교량·철로 등 기간시설 파괴
보급선 차단된 러시아군 병참 타격…"군지도부 건너편으로 이동"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가 점령한 남부 헤르손을 수복하고자 보급로를 집중 공격하면서 러시아군이 최전방 부대로 병참을 유지하는 일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는 정황이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16일(현지시간) CNN방송에 따르면 서방과 우크라이나는 헤르손 지역의 드니프로강 서안에 주둔하던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군 공격으로 보급이 끊길 위험에 처하자 강 건너 반대편으로 이동 중인 것으로 보고 있다.
비탈리 킴 미콜라이우 주지사는 13일 텔레그램에서 러시아군 지도부 전체가 드니프로강 건너편으로 옮기고 있다고 썼고, 유리 소보레우스키 헤르손 제1부의장은 러시아군 사령부의 상당 부분이 이미 헤르손을 떠났다고 전했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13일 "우크라이나 공격으로 드니프로강 서안과 러시아 후방을 연결하는 모든 지상병참선(GLOC)이 차단될 경우 헤르손에 갇히는 상황을 피하고자 러시아군이 강 반대편으로 이동하는 걸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헤르손 지역은 우크라이나를 양분하는 드니프로강에 걸쳐있고 해상 교역로와 연결될 수 있는 흑해 연안과 가까워 전략적으로 중요한 위치에 있다.
2014년 러시아가 무력으로 병합한 우크라이나 크림반도와도 맞붙은 요충지로 전쟁 초기부터 상당 지역이 러시아군에 넘어갔다.
이에 우크라이나군은 지난달부터 헤르손 수복 작전을 본격화하면서 헤르손과 러시아 점령지를 잇는 보급로와 러시아군 탄약고를 잇달아 타격하고 있다.
특히 우크라이나군은 헤르손을 잇는 주요 교량을 공격하면서 헤르손 주둔군 고립 작전을 벌여왔다. 또 크림반도에서 헤르손과 자포리자 방향으로 연결되는 일부 철로도 타격했다.
러시아 포병과 전차와 정면으로 맞서는 것보다는 서방이 제공한 신무기를 활용해 러시아 후방 진지와 기간시설을 타격하는 게 더 효과적이라는 점을 체득한 것이다.
다만 CNN은 이같은 정황이 러시아군이 즉각 헤르손 지역에서 후퇴한다는 것을 시사하진 않는다고 신중론을 제기했다.
러시아군은 헤르손 지역에 켜켜이 쌓은 강력한 방어선을 구축했고, 수복 작전을 위해 남하하려는 우크라이나군에 정기적으로 반격을 시도해 그들을 위쪽 미콜라이우 지역과 맞닿은 경계에 묶어뒀다는 일정 부분 전과도 무시 못 한다는 것이다.
다만 러시아군이 헤르손에서 작전을 계속하려면 군수품과 연료의 지속적인 보급이 필요한 상황에서 이를 가능케 하는 다리와 철도가 우크라이나군의 쉬운 표적이 됐다고 CNN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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