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물가급등에 끼니도 거른다…실질임금은 역대 최대 폭 하락
"장바구니 물가 상승률 2008년 조사 이후 최고"…"6명 중 1명 끼니 건너뛰었다"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영국에서 물가 급등으로 인해 실질임금이 역대 최대폭 하락하고 6명 중 1명은 지출을 줄이려고 끼니를 거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통계청은 명목임금에서 물가상승 효과를 제거해 산출하는 실질임금이 2분기에 작년 동기대비 3% 하락했다고 16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2001년 기록이 시작된 이래 가장 큰 폭이다.
이 기간 상여를 제외한 평균 임금이 4.7% 상승했지만 물가 상승률은 훨씬 높았던 탓이다. 영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6월에 9.4%로 40년 만에 최고였다.
특히 장바구니 물가가 높게 오르면서 영국인들이 먹고 사는 데 타격을 입기 시작했다.
온라인 여론조사업체 유고브와 타임스 온라인 공동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성인 16%는 지난 6개월간 돈을 아끼려고 정기적으로 끼니를 건너뛰었다고 답했다.
지난 8∼9일 영국 성인 1천717명을 대상으로 한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의 50%는 외식을 줄였다고 답했고 39%는 슈퍼에서 평소에 사던 품목을 집었다가 가격이 부담돼서 도로 내려놨다고 말했다.
청년층(18∼24세)은 물가 상승에 따른 고충이 더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끼니를 건너뛰는 비율이 28%로 더 높았고 물건을 사지 못하고 내려놓은 경험이 56%에 달했다.
시장조사업체 칸타르에 따르면 영국의 지난달 식료품 물가 상승률은 11.6%로 2008년 조사를 시작한 이래 가장 높았다.
이는 평균 가구의 식료품 구매 비용이 연 533파운드(85만원) 늘어나는 셈이라고 칸타르는 말했다.
가계 살림에 가장 큰 타격은 에너지 요금 급등이다.
영국 텔레그래프지는 내년 1월이 되면 전기·가스 평균 요금이 월급의 6분의 1을 차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통계청에 따르면 상여금을 포함하지 않은 평균 월 급여는 2천272파운드인데 에너지 요금 상한은 내년 1월에 월 355.5파운드로 상승한다는 것이다.
컨설팅사 딜로이트의 선임 이코노미스트 데보프라팀 데는 텔레그래프지에 "저소득층 가구는 에너지 비용이 소득의 25%에 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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