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영항공사·인터넷 기업들도 미국증시 자진상폐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김계환 기자 = 중국 국영기업 5곳이 뉴욕증시 자진 상장폐지를 발표한 이후 중국 국영 항공사들과 주요 인터넷 기업들도 미국 증시 자진 상폐를 곧 발표할 수 있다는 관측이 시장에서 제기되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덴마크 삭소은행의 중화권 시장 전략가인 레드먼드 웡은 미·중 간 대립 격화로 중국이 미국 규제당국에 양보할 가능성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면서 이같이 전망했다.
특히 중국 동방항공과 남방항공이 "곧" 미국 증시 자진상폐 결정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동방항공과 남방항공은 중국 국무원의 국유자산 감독관리위원회(SASAC)의 통제를 받고 있으며, 항공사 특성상
앞서 지난 12일 중국 국영 석유회사인 중국석유화공그룹(시노펙)과 자회사인 상하이석유화공(시노펙 상하이), 중국석유(페트로차이나), 중국알루미늄, 중국생명 등 5개 기업은 공시를 통해 뉴욕증시에 자진 상폐를 통보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들 5개 기업 중 4개도 SASAC의 관할 아래 있다.
동방항공과 남방항공은 1997년 미국 증시 기업공개(IPO)를 통해 2억2천700만달러(약 2천975억원), 6억3천200만달러(약 8천282억원)를 각각 조달했다.
두 항공사 모두 홍콩과 중국 증시에도 상장돼 있다.
삭소은행의 웡 전략가는 이어 수많은 중국 개인들과 기업·기관들에 대해 막대한 양의 민감한 정보를 가지고 있는 중국 인터넷·플랫폼 기업들도 미국 증시를 떠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 규제당국의 잠재적 퇴출 명단에 들어있는 알리바바와 핀둬둬, JD닷컴(징둥·京東), 바이두, 소후닷컴, 웨이보, 비리비리, 아이치이(iQiyi), KE홀딩스, 텐센트 뮤직엔터테인먼트 그룹을 자진 상폐 후보로 지목했다.
미국은 오랫동안 회계 감독기구인 상장기업회계감독위원회(PCAOB)가 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을 조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요구했지만, 중국은 주권을 내세워 이들 기업이 PCAOB의 감사에 직접 응하는 것을 제한해왔다.
결국 미국은 2020년 말 자국의 회계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외국 기업을 증시에서 퇴출하도록 규정한 '외국회사문책법'을 도입, 자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 273개사의 퇴출을 예고했다.
사실상 중국 회사들을 겨냥해 제정된 이 법은 PCAOB의 회계감사를 3년 연속 통과하지 못한 외국 기업을 미국 증시에서 퇴출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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