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불복' 트럼프 옹호한 공화당계 약진…경합주 후보 중 62%

입력 2022-08-16 00:41
'대선 불복' 트럼프 옹호한 공화당계 약진…경합주 후보 중 62%

美전역 공화 후보 중 절반 넘어…WP "2024년 대선 때 큰 혼란 가능성"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2020년 대선 부정선거' 주장을 수용했던 공화당 인사들이 오는 11월 중간선거의 공화당 후보로 대거 지명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가 집계한 공화당의 예비경선 결과에 따르면 지금까지 미국 50개 주 중 41개 주에서 공화당 후보로 지명된 469명 중 절반이 넘는 약 250명이 '대선이 사기였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잘못된 주장을 받아들인 이들이다.

특히 2020년 대선 승패를 좌우한 6개 경합주에서는 87명의 공화당 후보 중 62%인 최소 54명이 이 주장에 찬성해 전국 평균치를 상회했다.

6개 경합주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근소한 차이로 승리한 애리조나, 조지아, 미시간, 네바다,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주를 말한다.

이 중에서도 애리조나, 미시간,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선출된 공화당 후보들은 2020년 대선 결과를 뒤집기 위해 노력했거나 바이든 대통령의 승리를 인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던 이들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2020년 11월 대선 때 주별로 선출한 538명의 선거인단 중 306명을 얻어 232명의 트럼프 전 대통령을 눌렀다.

하지만 47명의 선거인단이 걸린 이들 3개 주에서 바이든 대통령 승리를 인증하지 않고 트럼프 전 대통령 승리로 결론 내렸다면 대선 결과는 뒤집혔을 수도 있다.

WP가 집계한 공직에는 주지사, 부지사, 주 법무장관, 연방 의회 상원과 하원 의원이 포함됐는데, 이들 직책은 모두 대선 결과 인증에 영향을 미칠 자리다.

전문가들은 대선에 불복한 트럼프 전 대통령 주장의 신봉자들이 2020년 대선 결과를 뒤집으려 했다 하더라도 실제 성공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보였지만, 이 과정에서 미국에 큰 혼란을 불러왔을 것이라고 말한다고 WP는 전했다.

또 이는 선거 결과 공표를 지연시키고 민주주의 시스템에 대한 확신을 훼손하며 큰 사회적 갈등의 씨앗을 심는 것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부정' 주장을 수용한 이들이 11월 중간선거에서 대거 당선될 경우 2024년 대선에서는 훨씬 큰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WP는 "2020년 대선 결과에 이의를 제기한 공화당 후보들이 2024년 핵심 경합주의 권력을 향해 행진한다"며 이들이 당선되면 다음 대선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위치에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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