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정부, '최후의 반군' ELN과 평화협상 재개 추진

입력 2022-08-13 00:26
콜롬비아 정부, '최후의 반군' ELN과 평화협상 재개 추진

정부대표단, 협상 재개 위해 쿠바 방문…"완전한 평화 원해"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콜롬비아 새 정부가 '최후의 반군'인 민족해방군(ELN)과의 평화협상을 곧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알바로 레이바 콜롬비아 외교장관이 이끄는 정부 대표단은 ELN과의 협상 재개를 준비하기 위해 11일(현지시간) 쿠바 아바나를 방문했다.

아바나는 정부와 ELN의 직전 평화협상이 이뤄진 장소였다.

레이바 장관은 "구스타보 페트로 대통령이 제안한 완전한 평화를 향한 길을 가기 위해 ELN과의 대화를 다시 시작하고 싶다"고 말했다.

ELN은 1964년 급진 성향의 가톨릭 사제들을 중심으로 결성된 반군단체다.

정부와 콜롬비아 무장혁명군(FARC), ELN 등 반군의 갈등 속에 콜롬비아는 반세기 동안 치열한 내전을 벌였다.

반군들이 하나둘 사라지고 최대 반군이던 FARC가 지난 2016년 정부와의 평화협정 체결로 해체된 뒤에도 ELN은 끝까지 명맥을 유지해 '최후의 반군'으로 불렸다.

현재 조직원은 2천400명가량으로, 콜롬비아 정부에 따르면 마약 밀매, 불법 광업 등으로 수익을 올리고 있다. FARC 잔당과 더불어 베네수엘라와의 국경 부근에서 군경에 대한 공격도 일삼고 있다.

후안 마누엘 산토스 전 콜롬비아 대통령은 FARC와의 평화협정 후 2017년 ELN과도 협상을 시작해 쿠바, 노르웨이 등의 중재 속에 에콰도르와 쿠바에서 대화했다.

그러나 이듬해 취임한 이반 두케 전 대통령이 인질 전원 석방 등의 조건을 내걸면서 협상은 교착 상태에 빠졌고, 2019년 1월 ELN이 보고타 경찰학교에서 저지른 차량폭탄 테러로 22명이 사망한 뒤 협상의 문이 닫혔다.

지난 7일 콜롬비아 첫 좌파 대통령으로 취임한 페트로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ELN과의 평화협상 재개를 약속했다. 페트로 대통령은 젊은 시절 'M-19' 반군에서 활동한 전력이 있다.

ELN도 페트로 대통령 당선 직후 성명을 내고 평화협상 재개 의지를 표명한 바 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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