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뢰더 전 총리, 독일하원 상대 소송…"전직총리 예우 복원해야"
(베를린=연합뉴스) 이율 특파원 =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 총리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의 유착관계에 대한 비판속에 박탈당한 전직 총리로서 특권을 복원해달라며 독일 연방하원을 상대로 소송에 나섰다.
슈뢰더 전 총리의 변호인인 미하엘 나겔 변호사는 지난 5월 박탈한 슈뢰더 총리의 사무실과 직원 등 전직 국가 지도자에 대한 예우를 복원해달라는 연방하원 상대 소송을 베를린 행정법원에 접수했다고 12일(현지시간) 밝혔다.
그의 사무실 운영예산을 없애고 사무실 운영을 중단하기로 한 연방하원 예결위의 결의는 불법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변호인은 "연방하원은 슈뢰더 전 총리가 전직 총리로서 본분을 주의해서 지키지 않는다고 주장하는데, 본분이 무엇인지, 어떤 절차를 지켜야 하는지는 명시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독일 정부는 전직 국가 지도자에 대한 예우로 슈뢰더 전 총리에게 연간 40만유로(한화 5억3천여만원)의 국비를 들여 사무실과 직원 등을 제공해왔지만, 연방하원은 지난 5월 그가 전직 총리로서 본분을 수행하고 있지 않다며 이를 제공하지 않기로 결의한 바 있다.
1998년부터 2005년까지 독일 총리를 지낸 슈뢰더 전 총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에도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관계를 단절하지 않아 강력한 비판에 시달려왔다.
그는 2017년부터 푸틴 대통령과 연계된 러시아 최대 국영 석유회사 로스네프트의 이사장직을 맡아 왔고,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직전에는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가스프롬의 이사로 지명되기도 했다.
그가 러시아 기업으로부터 받은 임금은 87만 달러(약 11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5월 로스네프트 이사장직에서 자진해서 사퇴했고, 가스프롬 이사직 지명도 거부했지만, 사민당 내에서는 너무 늦었다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슈뢰더 총리는 연금 월 8천300유로(1천115만원)와 경호인력, 차량은 여전히 제공받고 있다.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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