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같은 산불"…또다시 화마와 사투 벌이는 프랑스
지롱드 등 8곳에 대형 산불…독일 등 EU 6개국 지원
(파리=연합뉴스) 현혜란 특파원 = 폭염과 가뭄에 시달리는 프랑스에 또다시 대형 산불이 발생해 삼중고를 겪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낮 최고 기온이 40도까지 오른다는 관측 속에 보르도를 품은 남서부 지롱드주(州)에서 사흘째 불길이 잡히지 않고 있다.
지난 9일 시작된 산불은 74㎢에 달하는 면적을 태웠는데, 이는 약 30만명이 거주하는 프랑스 서부 도시 낭트보다 큰 규모다.
이번 화재로 주택 16채가 망가졌고, 지롱드 인근 랑드주 주민까지 1만명 이상이 대피했다고 BFM 방송 등이 전했다.
소방당국은 다른 지역에서 지원받은 인력까지 포함해 대원 1천100명을 동원했지만, 불길은 좀처럼 잡힐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그레고리 알리온 프랑스소방관연맹(FNSPF) 회장은 RTL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이번 산불이 마치 "괴물"처럼 번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에도 방화로 추정되는 산불로 큰 피해를 본 지롱드를 위해 유럽연합(EU)도 지원에 나섰다.
EU 집행위원회는 그리스와 스웨덴이 소방 비행기 4대, 오스트리아와 독일, 폴란드, 루마니아가 소방대원을 프랑스에 보냈다고 밝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트위터에 "화재 진압을 돕기 위해 우리의 파트너들이 오고 있다"며 "유럽의 연대가 작동하고 있다"고 글을 올려 감사를 표했다.
화마가 휩쓸고 지나간 보르도 남부 오스텡 마을을 방문한 엘리자베트 보른 총리는 "그 어느 때보다도 기후 변화에 계속 맞서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프랑스에서는 지롱드를 포함해 아베롱, 드롬, 멘에루아르, 쥐라, 이제르, 로제르, 아르데슈 등 8개 주에 동시다발로 큰불이 났다.
올여름 여러 차례 폭염을 겪은 프랑스는 지난달 1961년 이후 가장 건조했던 7월을 보내면서 잇단 산불과 사투를 벌여왔다.
무더위와 함께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가뭄까지 찾아와 프랑스 일부 마을에서는 송수관이 말라 트럭으로 물을 실어나르고 있다.
프랑스와 남쪽으로 국경을 접한 스페인에서도 6개 주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당국이 진압하고 있다.
포르투갈에서도 엿새 전에 코빌량 산악지대에서 시작된 불이 꺼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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