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매체 "시진핑, 내주 사우디 방문…바이든 대접과 대조적 환대"
성사시 2년7월만의 외유…中 "현재로선 발표할 소식 없어"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다음 주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1일 보도했다.
가디언은 시 주석 사우디 방문 일정의 하나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임 때인 2017년 사우디를 방문했을 때 수준의 성대한 환영연회가 계획되고 있다며 이 같은 환대 분위기는 지난 6월 사우디를 찾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 대한 대접과 대조를 이룬다고 소개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이 보도의 사실 여부 확인 요구에 "현재로선 발표할 소식이 없다"고 답했다.
시 주석이 보도대로 사우디를 방문하면 코로나19가 본격 확산한 2020년 1월 미얀마를 방문한 이후 2년 7개월 만의 외국 방문이 된다.
방문이 이뤄지면 시 주석은 사우디의 실세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정상 회담을 할 것으로 보인다.
방문이 성사되면 미국이 근년 들어 중동에서 발을 빼는 동시에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 견제에 역점을 두면서 전략적 공백이 생긴 중동에서 중국이 영향력 확대를 꾀하는 상징적 행보가 될 전망이다.
또한 중국의 에너지 안보 강화 측면에서도 의미 있는 행보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우디는 지난해까지 중국의 최대 원유 수입국이었다. 올해는 중국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러시아 원유를 많이 사들이면서 러시아에 밀려 2위로 내려앉았다.
사우디로서도 중동의 불안정한 정세 속에 미국이 해온 역할을 대신할 새로운 '역외 균형자'로 중국을 끌어들일 필요를 느끼고 있을 것으로 관측통들은 보고 있다.
인권 문제를 놓고 미국과 껄끄러운 사우디는 최근 중국 신장의 이슬람계 소수민족인 위구르족에 대한 대응, 홍콩국가보안법 시행 등 문제에서 중국을 옹호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사우디는 중국이 좌장 격인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신흥 경제 5개국) 확대 시 추가 멤버로 참여하는 데도 적극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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