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에도 中 지방정부들 성장 목표 달성 약속
지도자들, 20차 당대회 앞두고 인사 의식한듯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중국 전체 경기의 침체에도 불구하고 지방 정부 상당수가 각자의 올해 성장률 목표치를 달성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1일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31개 성(직할시·자치구 포함)이 공개한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최소 10곳은 자신이 세운 올해 성장률 목표 달성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명시적으로 언급했고, 다른 7곳도 목표를 염두에 두고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에서 작년 GDP가 가장 컸던 광둥성은 올해 약 5.5% 성장을 목표로 세웠다. 그러나 광둥성의 상반기 성장률은 2%에 그쳐 목표에 도달하려면 하반기에 최소 9% 이상 성장해야 한다는 점에서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산시성(陝西省)과 닝샤후이족자치구 같은 아주 작은 규모의 지방 정부를 포함해 많은 지방 정부들도 연간 목표 달성을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들 중 목표 달성이 얼마나 어려울지 인정하는 곳은 거의 없다.
반면 랴오닝성은 지난달 회의에서 "연간 목표와 과제를 달성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는 걸 인식해야 한다"는 입장을 정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중국의 성장률을 3.3%로 예측했으며, 전문가들은 3∼4%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달 시진핑 국가주석을 포함한 중국 지도부는 성부급(省部級·성장 및 장관급) 관리들과 만난 자리에서 5.5% 성장률 목표는 지침이지 고정된 목표가 아니라는 입장과 함께 성장을 위한 가능한 최상의 결과를 달성하라고 주문했다.
중국 당국은 지난 3월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5.5% 안팎'으로 확정해 발표했다.
그러나 그 이후 코로나19 감염 확산으로 상하이 등 주요 도시가 봉쇄된 탓에 경기 침체가 본격화해 목표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중국 안팎에서 나왔다.
사정이 이런데도 중국 지방 정부들이 다소 비현실적인 목표에 집착하는 것은 지방 정부 지도자들이 인사 평가 등을 의식한 제스처라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오는 10월 말 또는 11월 개최 예정인 제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 상무위원을 포함한 고위직의 인사가 예정돼 있다.
kji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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