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규제혁신 100대 과제 발표…업계 "기대반 우려반"
업계 "개발 방향 설정에 도움·업계 발전 토대될 것"
혁신의료기기 등에 대한 후속 정책 요구 목소리도
(서울=연합뉴스) 조현영 기자 = 식품의약품안전처가 11일 발표한 '식의약 규제혁신 100대 과제'를 두고 업계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했다.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는 업체들은 식약처가 코로나19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불어넣기 위해 신속 임상지원 플랫폼을 마련키로 한 데 대해 기대감을 내비쳤다.
코로나19 오미크론 백신에 대한 임상 1·2상 시험계획을 승인받은 셀리드[299660] 관계자는 "최근 정부가 펀드 조성이나 기술 지원에 대해 정책을 펼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백신 개발사로서는 임상하는 데 필요한 자금과 기술 협력이 필요한 상황이라 이런 지원을 많이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임상에 본격적으로 진입하게 될 텐데, 정부의 변이주 백신에 대한 신속 임상 허가와 백신 제품화 기술 지원, 해외 인허가 교육 지원 등에 힘입어 코로나19 백신 상용화를 가속화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새로운 제품에 대한 명확한 분류기준을 마련하는 등 신개념 의료기기의 신속한 제품화를 지원하겠다는 발표에는 디지털 헬스기기 업체들이 화색을 보였다.
권희 라이프시맨틱스[347700] DTx(디지털 치료기기)실 총괄 이사는 "디지털 치료기기 업계에서는 지속적으로 의료기기 맞춤형 신속 분류제도 도입을 요구해왔는데, 한시품목 분류가 신설된다는 것이 매우 고무적"이라며 "그간 일부 질환에만 존재했던 임상시험 계획서에 대한 정확한 가이드라인의 범위가 확대되는 것만으로도 업계에서 개발 방향을 설정하는 데 큰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 업계 발전의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전히 산업계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아쉬움의 목소리도 나왔다.
혁신의료기기 지정 이후 후속 정책을 제시하거나 제품 개발 주기별 맞춤형 지원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규제 해소를 위해선 산업계의 현장을 정밀하게 진단해 성장의 발목을 잡는 규제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단기·중기·장기 계획을 수립해 지원하는 일이 필요하다"며 개발 전 주기에 대한 지원을 체감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디지털 헬스케어업체 관계자는 "디지털 의료기기 임상평가 및 허가기준 개발 로드맵 수립 방침은 질이나 경쟁력이 떨어지는 제품의 무분별한 시장 진입을 막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긍정적"이라면서도 "향후 혁신의료기기로 지정되면 해외수출, 보험 적용 등 실질적인 혜택을 함께 확대하는 방안에 대한 검토도 진행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식의약 규제혁신 100대 과제' 브리핑장에서는 규제 혁신을 추진하면서도 소비자 안전이라는 가치는 꼭 지켜져야 한다는 주문도 나왔다.
원영희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장은 "식약처에서 규제 혁신을 추진하면서도 소비자 안전이라는 제일의 가치를 충실히 지켜달라"며 "식품과 의약품은 국민 생활에 밀접한 연관이 있어 타협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hyun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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