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림반도 공군 비행장서 탄약고 폭발로 1명 사망·다수 부상
우크라 직접 공격 가능성 낮아…내부 파괴행위 가능성 제기
(이스탄불=연합뉴스) 조성흠 특파원 = 러시아가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크림반도의 공군 비행장에서 폭발로 1명이 숨지고 여러 명이 다쳤다고 로이터, 타스 통신 등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크림 지역 행정부는 이날 오후 크림반도 사키 공군 비행장의 탄약고에서 여러 차례 폭발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사고 초기 사망자가 없다고 발표했으나 이후 1명이 숨진 것으로 정정했다.
부상자 역시 최초 어린이 1명을 포함해 5명이라고 했으나, 이후 숫자가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에서 촬영된 영상에는 연이은 폭발음과 함께 검은 연기가 치솟고 기지 근처 해변에 있던 관광객들이 달아나는 모습이 포착됐다.
목격자들은 폭발이 1~2분간 최소 10차례 이상 이어졌으며, 주변 지역 건물의 창문이 깨졌다고 전했다.
크림 행정부 수반인 세르게이 악쇼노프는 사고 후 반경 5㎞ 지역을 차단하고 군부대 주변 주민들을 대피시켰다고 밝혔다.
그는 "대피한 주민 30명에게 수용시설과 음식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일부에서 언급한 전면 대피령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는 탄약 외에 파괴된 전투기나 군 장비는 없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조사 결과로는 외부 공격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우크라이나 영토와 이 지역까지 거리는 200㎞가 넘는데, 우크라이나는 그 정도 사거리의 무기를 보유하지 않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는 "항공용 탄약이 기폭되면서 사고가 났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크림반도 내의 친우크라이나 세력에 의한 파괴 행위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크림반도는 2014년 러시아가 점령한 뒤 주민투표를 통해 자국령으로 병합했으나, 우크라이나는 크림반도에 대한 주권을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31일에는 러시아의 해군의 날 기념행사를 앞두고 크림반도 내 러시아 흑해함대 본부가 위치한 세바스토폴에 드론 공격이 가해져 6명이 다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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