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없는 지하철에 땀이 줄줄…영국 또 폭염 황색경보

입력 2022-08-10 00:41
수정 2022-08-10 14:11
에어컨 없는 지하철에 땀이 줄줄…영국 또 폭염 황색경보

가뭄에 야외 물 사용금지 확대…"40도 넘진 않아도 고온 지속기간 길 것"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지난달 40도가 넘는 유례 없는 폭염을 겪은 영국에 또 고온 경보가 발령되고 가뭄 우려도 커지고 있다.

영국 기상청은 9일(현지시간) 잉글랜드 남부·중부와 웨일스 일부 지역에 11일부터 나흘간 폭염 황색경보를 내렸다.

기상청은 일부 지역에선 주말에 기온이 36도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보했다.

황색경보는 취약한 사람들의 건강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라는 의미다.

기상청은 수은주가 지난달처럼 40도 이상으로 치솟지는 않겠지만 고온이 지속되는 기간이 더 길 것이라고 경고했다.

영국에선 지난달 런던 등에서 기온이 40.3도까지 오르며 관측 이래 최고 기록이 경신됐다. 당시 처음으로 적색경보가 내려진 가운데 공항 활주로가 녹고 철로가 휘는 등 큰 피해가 발생했다.

영국은 평소 여름철에도 서늘한 편이다 보니 이 정도 폭염에도 대비가 안돼 있어 피해가 커졌다.

이날은 30도가 넘지 않는데도 햇볕이 강하게 내리쬐면서 체감온도는 상당히 올라갔다. 에어컨이 없는 기차와 지하철을 타니 사람이 많지 않은데도 땀이 줄줄 흘렀다.

영국 보건안전청(UKHSA)도 이날부터 13일까지 3단계 폭염 보건 경보를 발령했다. 지난달보다는 한 단계 낮은 수준이다.



고온과 함께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며 가뭄 문제도 커지고 있다. 비가 자주 부슬부슬 내리는 날씨인 영국에선 이 또한 낯선 일이다.

잉글랜드에선 지난달이 1935년 이래 가장 건조한 7월로 기록됐다.

영국 최대 수도회사인 템스워터는 이날 임시 물 사용 규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주 폭염과 장기간 건조한 날씨 전망에 따른 조치다. 이 회사는 런던과 잉글랜드 남동부 주민 1천500만명에게 수도를 공급한다. 이미 켄트와 서섹스 등 지역에선 야외 물 사용 금지가 적용됐다. 더 타임스는 이런 조치가 10월까지 계속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바싹 마른 들판에 불이 붙을 우려가 커지자 일부 슈퍼에선 일회용 바비큐 집기 판매를 제한했고 소방당국은 화재 위험을 경고하고 나섰다.

비가 오지 않으면서 농부들의 시름이 깊어졌다. 농작물이 잘 자라지 않고 물을 대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merci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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