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새째 불타는 쿠바 연료탱크…경제난에 전력난 덮쳐(종합)

입력 2022-08-10 08:49
닷새째 불타는 쿠바 연료탱크…경제난에 전력난 덮쳐(종합)

벼락으로 화재 시작…연료탱크 4개 불타 인근 발전소 가동 중단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쿠바 연료 저장시설에서 발생한 화재의 피해가 커지면서 쿠바의 극심한 전력난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9일(현지시간) 쿠바데바테와 그란마 등 관영 언론 등에 따르면 수도 아바나에서 동쪽으로 약 100㎞ 떨어진 마탄사스 해안의 연료 저장시설에서 발생한 화재로 지금까지 연료탱크 4개가 불에 탔다.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은 화재 닷새째인 이날 "화재 발생 지역을 통제했다"고 밝혔지만, 불길이 완전히 잡혔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로이터통신은 네 번째 연료 탱크를 휘감았던 불길은 잦아들었으며, 현장을 뒤덮었던 두터운 검은 연기도 옅어졌다고 목격자들을 인용해 전했다.

이번 화재는 지난 5일 밤 벼락과 함께 시작됐다.

8개의 연료 탱크 중 하나에 벼락으로 화재가 발생했고 몇 차례의 폭발, 기름 유출과 함께 다른 탱크에도 불이 옮겨붙었다.

지금까지 소방대원 1명이 숨지고, 16명이 실종됐으며, 125명이 다쳤다. 부상자 중 19명이 아직 입원 중이다.



이번 화재는 가뜩이나 심각한 쿠바의 경제난에 전력난, 연료난을 부채질할 것으로 우려된다.

쿠바 전력당국은 전날 화재 현장 인근에 있는 발전 시설 한 곳이 화재로 인한 급수 차질로 가동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이번 화재 전에도 쿠바는 열악한 전력 인프라 탓에 전력 사정이 좋지 않았다. 경제 위기와 맞물린 잦은 정전은 지난해 7월 이례적인 반정부 시위로 이어지기도 했다.

이달 초부터는 아바나에도 하루 4시간씩 순환 단전이 시작됐고, 예정됐던 카니발도 전력난을 이유로 취소됐다.

화재가 발생한 마탄사스는 쿠바 최대 항구가 있는 곳으로, 수입산 연료를 들여 오고 전력 생산에 필요한 연료를 공급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항구 시설은 화재로 직접적인 피해를 입지 않았지만, 아직 진화가 완료되지 않은 데다 열기로 인한 간접 피해 가능성도 있어 안심할 수 없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재난으로 쿠바의 경제 회복이 더뎌지고 전력 불안과 연료 부족이 더욱 악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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