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공습으로 이스라엘 임시총리 11월 총선 힘받을 듯"

입력 2022-08-08 17:19
수정 2022-08-08 17:21
"가자공습으로 이스라엘 임시총리 11월 총선 힘받을 듯"

영국잡지 분석…강경파 PIJ 때려 온건파 하마스 살리기

"팔 무장조직 성향·협력국 고려한 안보관리 능력 인정받을 수도"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야이르 라피드 이스라엘 임시 총리가 이스라엘군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공습으로 11월 총선에서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다른 유력 정치인에 비해 전쟁을 이끈 경험이 부족한 편인 라피드 총리가 이스라엘인 사망자 없이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팔레스타인 이슬라믹 지하드'(PIJ)를 공격해 성과를 내면서 안보 능력을 어느 정도 인정받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라피드 총리는 이스라엘 최장수 총리 기록을 보유한 베냐민 네타냐후를 권좌에서 끌어내리기 위해 이념적 성향이 다른 정당이 손을 잡고 출범한 '무지개 연정'이 1년 만에 막을 내리면서 6월 30일부터 임시로 이스라엘을 통치하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는 네타냐후 전 총리, 군인 출신인 베니 간츠 국방부 장관 등이 라피드 총리와 경쟁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이스라엘군은 5∼7일 안보 위협 해소를 이유로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인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의 PIJ 시설을 겨냥해 폭격을 감행했고, PIJ도 이스라엘을 향해 로켓과 박격포를 쏘며 반격했다.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약 270명이 사망한 지난해 5월 '11일 전쟁'처럼 피해 규모가 커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지만, 이집트의 중재로 양측은 사흘 만에 휴전에 합의했다.

인명 피해는 팔레스타인 쪽이 훨씬 컸다. 가자지구에서는 아동 15명을 포함해 40여 명이 목숨을 잃고 부상자도 300여 명에 달했으나, 이스라엘에서는 저고도 방공망인 아이언 돔 덕분에 사망자 없이 3명만 다쳤다.

이스라엘군은 이번 공습으로 PIJ 무장세력 고위 지도부를 무력화하고 무장대원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가자지구 난민 캠프에서 사망자가 나온 데 대해서는 PIJ 로켓이 잘못 작동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이코노미스트는 라피드 총리가 PIJ를 지목해 큰 피해 없이 공격한 것이 선거를 앞두고 유리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짧은 재임기와 부족한 군사경험에도 이스라엘의 세부 정책을 효과적으로 구현했다는 안보 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스라엘은 현재 노선과 주요 협력국을 고려해 PIJ를 약화하고 상대적으로 하마스를 띄우려는 전략을 구사해왔다.

이번에 하마스가 아닌 PIJ를 공습대상으로 삼은 것도 비슷한 행보를 보여온 두 단체의 현재 성향차 때문으로 관측된다.

하마스와 PIJ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가 1993년 맺은 오슬로 협정을 인정하지 않고, 주권을 가진 팔레스타인 독립국 건설을 위해 무장 투쟁을 벌여왔다.

오슬로 협정은 팔레스타인 자치와 이스라엘 존재를 인정하는 것이 골자다.

그러나 2007년부터 팔레스타인을 통치한 하마스는 이집트, 사우디아라비아 등과 연대하면서 자살폭탄 공격을 중단하고 이스라엘과 휴전하는 쪽을 택했다.

이에 이스라엘 정부도 가자지구 주민들에게 노동 허가를 내주고, 국경의 점진적 개방과 사회 기반시설 조성을 허용하며 갈등을 완화하는 시도를 했다.

이스라엘 정보 당국 관계자는 이코노미스트에 "하마스는 갑자기 잃을 게 더 많아졌다"며 "이제 그들에게는 경제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PIJ는 무력 투쟁 노선을 유지하며 이스라엘을 압박하고 군사 행동을 지속하고 있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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