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에 마른 美 호수 바닥서 수십년된 시신 잇따라(종합)
미국 서부 미드호 수위 낮아져 네번째 변사체
이탈리아 강둑엔 2차 대전 때 450㎏ 폭탄 나와 3천명 대피
(워싱턴·서울=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오진송 기자 = 미국 라스베이거스 경찰은 미드 호수 국립휴양지 지역의 스윔 비치에서 유해가 발견됐다는 신고를 받고 조사 중이라고 AP통신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클라크 카운티 검시관실은 과거 실종자 기록을 살펴보면서 해당 유해가 언제 어떻게 숨졌는지를 파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드 호수에서 사람 사체가 발견된 것은 지난 5월부터 벌써 네 번째다.
극심한 가뭄으로 호수 수위가 역대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물 속에 있던 변사체들이 하나둘씩 발견되고 있는 것이다.
경찰은 미드 호수 수위가 낮아지면서 유해 발견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드호는 1936년 콜로라도강을 막아 후버댐을 건설하면서 조성된 인공호수다.
이 호수는 애리조나, 네바다, 캘리포니아 등 미국 서부 7개 주(州)와 멕시코 북부 지역에까지 물을 공급하며 미국 남서부 농업 지대의 젖줄 역할을 한다.
하지만 미 서부의 유례 없는 가뭄이 이어지면서 현재 수위는 미드호에 물을 채우기 시작한 1937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에 달하고 있다.
22년 전 1천200피트(365.76m)에 달했던 수위는 현재 1천42피트(317.60m)로 낮아졌고, 그간 잠겼던 지형이 물밖에 모습을 드러내며 하얀 띠를 형성하고 있다.
앞서 지난 5월 1일 이곳에서 유해가 담긴 통이 발견됐고, 경찰은 1970∼1980년대 총상으로 사망한 남성으로 추정했다. 같은 달 7일엔 캘빌 만에서 유해가 발견됐고, 지난달 25일에도 볼더 비치 근처에서 사체의 유해 일부가 발견되기도 했다.
이 같은 변사체는 수십 년 전 발생한 장기 미해결 실종 사건과 조직범죄에 의한 살인 사건에 대한 여러 추측을 불러일으킨다고 AP는 전했다.
'도박의 도시' 라스베이거스는 미드 호수에서 차로 약 30분 거리에 있다.
미드 호수 수위 하락은 대기 중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 증가 등 지구 온난화에서 비롯된 이상기후에 따른 것으로 과학계는 보고 있다.
기록적 가뭄에 수위가 낮아진 이탈리아의 포강(Po江)에서는 2차 세계대전 때 사용된 폭탄이 나왔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어부들이 지난달 25일 만토바 인근 북부 마을 보르고 비르질리오에 있는 강둑에서 450㎏짜리 불발탄을 발견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이탈리아군 전문 폭탄 처리반이 이 불발탄을 제거했다.
그 과정에서 인근 주민 3천 명가량이 대피하고 항공로, 수로, 도로, 철로 등을 통한 해당 지역 통행이 일시적으로 중단됐다.
프란체스코 아포르티 보르고 비르질리오 시장은 "미국이 제조한 폭탄의 뇌관을 제거했다"며 "폭탄 안에 폭약이 240㎏이 들어있었다"고 말했다.
폭탄처리반은 경찰의 도움을 받아 불발탄을 발견지점에서 약 45㎞ 떨어진 채석장으로 옮긴 뒤 폭파했다.
이탈리아는 70년 만의 최악으로 평가되는 가뭄을 겪고 있다.
그 때문에 이 나라 농업 생산량 3분의 1을 차지하는 포강 유역에는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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