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국제사회 반대에도 사행 집행 계속…"넉달간 10건"
이틀전 마약범 2명 교수형…"올해 집행 건수 13건 넘을 듯"
정부 당국 "치안 유지에 도움" vs 인권단체 "범죄 억제 입증 안돼"
(하노이=연합뉴스) 김범수 특파원 = 싱가포르가 국제사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마약 범죄자 등에 대한 사형을 계속 집행하고 있다.
7일 AFP통신에 따르면 싱가포르는 이틀 전 마약범들에 대한 교수형을 집행했다.
이번에 사형이 집행된 마약범은 압둘 라힘 샤피(45) 등 2명이며 모두 헤로인을 밀거래한 혐의로 기소돼 유죄가 인정됐다.
이들은 항소 법원에 재심을 요청했으나 기각당했다고 중앙마약국(CNB)는 밝혔다.
CNB는 또 사형수들은 변호인을 선임하는 등 적법한 절차를 거쳐서 재판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지난 4개월간 사형 집행 건수는 10건으로 늘어났다.
앞서 싱가포르 당국은 지난 2015년 사형 선고를 받은 압둘 카하르 오트만에 대한 사형을 올해 3월 30일 집행했다.
이는 2019년 이후 사형이 집행된 첫 사례다.
약 한 달 후인 4월 27일에는 '지적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국제적으로 사형 반대 청원이 잇따른 말레이시아 국적의 나겐트란 다르말린감도 사형됐다.
나겐트란은 지난 2009년 헤로인 42g가량을 몰래 들여오려다 체포됐고 이듬해 사형을 선고받았다.
당시 인권단체들은 지능지수가 낮은 그가 협박 때문에 마약 범죄에 휘말렸다고 반발했으며 말레이시아 총리도 사면을 요청했었다.
이후 지난달 7일 말레이시아 국적의 칼완트 싱(32)과 싱가포르 국적인 노라샤리 고스(68) 등 두 명에 대한 교수형이 집행됐고 며칠 뒤 2명이 추가로 사형됐다.
앞서 지난 2일에도 싱가포르인과 말레이시아인에 대한 교수형이 집행됐다.
이 같은 추세를 감안하면 올해 사형 집행은 지난 2018년에 실시된 13건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 인권단체 관계자는 전했다.
싱가포르는 국제 사회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마약 밀매 범죄자에 대해서는 사형을 집행하는 30여 개 나라 중 하나다.
마약 밀매와 살인 등 강력 범죄에 대해 엄정하게 대처하고 있기 때문에 아시아에서 가장 훌륭한 치안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게 싱가포르 정부의 입장이다.
반면 인권단체들은 사형 제도가 범죄 억제에 효과적이라고 입증된 적이 없으며 가장 심각한 범죄에 한해서만 집행을 허용하는 국제 인권법에도 어긋난다고 반발하고 있다.
bum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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