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서 벼락으로 원유탱크 폭발…1명 사망·소방대 17명 실종

입력 2022-08-07 12:35
수정 2022-08-08 14:06
쿠바서 벼락으로 원유탱크 폭발…1명 사망·소방대 17명 실종

인근 탱크로 옮겨붙어 화재 진압에 어려움

미국 워싱턴DC서도 벼락 맞아 3명 숨져

(서울=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 중남미 쿠바의 대형 석유 저장단지에서 5일(현지시간) 벼락으로 화재가 발생, 1명이 숨지고 진화에 나선 소방대원 17명이 실종됐다고 AFP 통신 등이 6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5일 오후 8시께 수도 하바나에서 동쪽으로 100㎞가량 떨어진 항구도시 마탄사스의 석유 저장 단지 내 탱크가 벼락을 맞고 폭발해 화재가 발생했다.

당시 탱크에는 2만5천㎥의 원유가 저장돼 있었다.

소방당국이 출동해 진화에 나섰으나 불은 다음날 바로 옆 탱크로 옮겨붙었다. 단지에는 총 8개의 석유 탱크가 설치돼 있다.

화재로 1명이 숨지고 진화 작업을 벌이던 소방관 17명이 실종됐다.

또 121명 이상이 다쳐 36명은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5명은 위중한 상태다.

인근 지역 주민 1천900여명은 다른 곳으로 대피했다.



소방당국은 인근 바닷물을 퍼 다른 탱크에 부어 화재가 확산하는 것을 막았으나 화재로 인한 연기는 하바나에까지 닿았다. 당국은 시민들에게 산성비를 조심하라고 당부했다.

쿠바는 현재 석유 탱크 화재 진압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인근 국가들에 도움을 요청했다.

이에 멕시코와 베네수엘라, 러시아 등이 원조에 나섰다.

가뜩이나 연료 부족과 정전에 시달려 온 쿠바로선 이번 사고로 더욱 어려운 형편이 됐다고 AFP는 전했다.

한편, 미국 워싱턴DC에서도 벼락으로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지난 4일 오후 미국 백악관 인근인 라파예트 공원에 벼락이 떨어져 3명이 숨지고 1명이 중태에 빠졌다.

로이터 통신은 최근의 기후변화가 벼락 발생 횟수를 늘릴 수 있다고 보도했다.

덥고 습기가 많은 날씨가 이어지면 대기 중 전기 발생 확률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로이터는 "대기중에 열이 많을수록 더 많은 습기를 불어넣고 급격한 상승기류를 만들 수 있다"라며 "이 두 조건은 대기에서 방전이 일어나게 하는 중요한 요인"이라고 전했다.

2014년 사이언스 저널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온난화로 기온이 1도 오를 때마다 번개 횟수는 12% 늘어날 수 있고, 그에 따라 미국에서 이번 세기에 번개가 치는 횟수가 50% 증가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bana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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