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폭염에 독일 라인강 수위 '뚝'…전력생산도 차질

입력 2022-08-07 02:00
가뭄·폭염에 독일 라인강 수위 '뚝'…전력생산도 차질

"2018년 폭염때보다 심해…배로 발전용 석탄 제때 못 실어날라"

(베를린=연합뉴스) 이율 특파원 = 폭염과 가뭄으로 독일 내륙 수운의 대동맥인 라인강의 수위가 뚝 떨어지면서 독일 발전소의 전력생산까지 차질을 빚고 있다.

가뜩이나 러시아의 가스 공급 축소로 독일 에너지 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엎친 데 덮친 격이다.

독일 최대 에너지 기업이자 발전소 운영사 우니퍼는 지난 4일 라인강의 수위가 너무 낮아져 헤센주 슈타운디거 5 발전소로 석탄을 공급하는 데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밝혔다고 경제지 한델스블라트가 6일(현지시간) 전했다.

라인강 수위 저하 때문에 화물선에 더는 평상시처럼 석탄 화물을 실을 수 없어 결과적으로 석탄발전소로 석탄 공급을 제때 못한다는 것이다.



이에 더해 이날부터 9월 7일까지 다텔른 4 발전소의 가동에도 비슷한 이유로 낭패를 볼 수 있다고 우니퍼는 내다봤다.

그런가 하면 다른 발전소 운영사 슈테아그는 폭염 때문에 더는 최대 용량으로 발전소를 가동할 수 없다고 한델스블라트에 밝혔다.

회사 측은 "외부온도가 이 정도로 높은 상황에서는 발전소들이 최대 발전 능력을 발휘할 수 없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또 다른 에너지 기업 EnBW도 하일브론과 마르바흐, 발하임의 발전소 네트워크 저장시설 가동을 제한해야 했다.

어떤 발전소는 강물에서 냉각수를 끌어냈다가 되돌려 보내는데, 이를 위해서는 수온이 특정 온도 이상으로 올라가서는 안 된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런 가운데 독일 내륙운항협회(BDB)는 지난주 "라인강 등의 수위 저하는 갈수록 화물선 운항을 제약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라인강의 가장 중요한 측정지점인 카웁에서 측정된 수위는 지난 4일 55cm에 이어 이번 주말에 46cm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수로정보서비스(Elwis)는 밝혔다. 선박 운항을 위한 최저기준은 80∼120cm다.

EnBW는 "현재 라인강의 수위 저하로 수운에 제한이 있다"면서 "이에 따라 투입할 수 있는 선박이 줄어든 것은 물론, 선적할 수 있는 화물의 규모도 줄었다"고 말했다.

앞서 2018년 여름에도 폭염으로 발전소 가동을 축소한 적이 있다. 당시 슈테아그는 루르지역 베르그카멘 석탄발전소 발전용량을 축소했고, EnBW는 한 발전소 가동을 완전히 중단해야 했다.



로빈 기르메스 기후학자겸 에너지웨더 대표는 "4년 전보다 현재 상황이 훨씬 극단적"이라며 "보통 3m인 뒤스부르크에서 루르 지역 수위가 1.8m까지 떨어져 화물선이 보통 싣는 화물의 최대 절반 정도밖에 선적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강바닥이 너무 말라 이틀 내내 비가 와도 해소될 수 없을 지경"이라며 "4분기까지 이런 상황이 지속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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