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의원연맹, '일본이 형님뻘' 에토 망언에 "대단히 유감"(종합)
윤호중 간사장, 연맹 차원 사과 요구 관련 "의논해서 결정하겠다"
"한일 합동총회 10월 22일 이후 개최…비자 면제 조기 실현 노력키로"
(도쿄=연합뉴스) 김호준 특파원 = 한일의원연맹은 5일 에토 세이시로(자민당·81) 중의원(하원) 의원(13선)이 한일 관계와 관련해 "일본이 형님뻘"이라고 망언을 한 것에 대해 "대단히 유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윤호중(더불어민주당) 한일의원연맹 간사장은 이날 오전 도쿄 제국호텔에서 열린 한국 언론과의 간담회에서 에토 의원의 발언과 관련한 질문에 "대단히 유감스러운 발언을 하셨다"고 말했다.
윤 간사장이 단장을 맡은 한일의원연맹 대표단은 지난 3일 일본을 방문해 4일 일본 측 파트너인 일한의원연맹과 합동간사회의를 했다.
합동간사회의가 열린 4일 중의원 부의장을 지낸 에토 의원은 자민당 모임에서 "한국은 어떤 의미에서는 형제국"이라며 "확실히 말하면 일본이 형님뻘"이라고 말했다고 아사히신문이 이날 보도했다.
에토 의원은 이 발언의 의미에 대해 기자들에게 "일본은 과거 한국을 식민지로 한 적이 있었다. 그것을 생각하면 일본은 한국에 어떤 의미에서는 형님과 같은 존재"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윤 간사장은 "(어제) 합동간사회의를 하면서도 '김대중-오부치 정신'에 따라 역사 인식에 후퇴가 있어서는 안 된다고 (일본 측에) 말씀을 드렸는데 아베 신조 전 총리와 가까웠던 원로 의원이 그런 인식을 보여준 것은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한일의원연맹 차원에서 사과 요구를 할 생각이 있느냐'는 추가 질문에 "의논해서 결정하도록 하겠다"며 "저 혼자 개인 의견을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답했다.
에토 의원은 자민당 최대 파벌인 '아베파'의 원로이며, 일한의원연맹에도 소속돼 있다.
한일의원연맹 방일 기간 일한의원연맹 소속 원로 의원이 망언을 한 것에 대해 방일 대표단 소속 여야 의원들은 "대단히 부적절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은 "대단히 부적절하고 사과가 필요한 발언"이라며 "한일 양국이 선린 우호 관계를 증진하면서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면 정치인들의 사려 깊은 태도와 언행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그런 발언을 했다면 아주 부적절하다"며 "(이번 한일의원연맹의 방일은) 정부가 하지 못하는 부분을 의원들이 나서서 역할을 해보자는 차원이었다. (어제 합동간사회의에서) 우리와 발언할 때는 그런 이야기가 없었는데 돌아서서 그런 이야기를 했다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지금도 강제징용이나 위안부 문제로 상처가 큰 분들이 생존해 계신다는 점에서도 적절치 않다"고 비판했다.
에토 의원의 발언 의도에 대해서는 의원들의 해석이 엇갈렸다.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실언으로 보인다"고 밝혔지만, 양향자 무소속 의원은 "단순 실수라기보다는 계획된 언행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일부 의원은 "한일의원연맹 차원에서 바로 사과를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일부 의원은 "이런 문제가 한일관계 개선 논의에 걸림돌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는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윤 간사장은 이날 간담회 모두발언을 통해 올해 10월 22일 이후 서울에서 3년 만에 한일·일한의원연맹 합동총회를 개최하기로 전날 합동간사회의에서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합동총회에 맞춰 한일·일한의원연맹 창립 50주년 기념식과 한일 의원 친선 축구대회를 개최해 한일 월드컵 공동 개최 20주년도 함께 기념하자는 논의가 있었다"고 전했다.
윤 간사장은 전날 합동간사회의에서 "한일 양국 간 비자 면제가 조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자는 중요한 결정도 했다"고 덧붙였다.
한일의원연맹 대표단은 이날 2박 3일간의 일본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다.
ho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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