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반외세 지도자, 의회 해산·조기 총선 실시 요구
"대화 시도했지만 소득 없어…부패·파괴·외세 의존만 남아"
(테헤란=연합뉴스) 이승민 특파원 = 정국 혼란을 겪는 이라크에서 반외세 정파를 이끄는 정치인 무크타다 알사드르가 의회 해산과 조기 총선을 요구했다.
이슬람 시아파 성직자인 알사드르는 3일(현지시간) 국영 방송을 통해 한 연설에서 "혁명적이고 평화로운 과정으로 의회 해산과 조기 총선 실시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알사이룬 정파를 이끄는 알사드르는 "우리는 대화를 시도했지만, 아무런 결과도 얻지 못했다"며 "그들(친이란 정파)과의 대화는 부패, 파괴, 다른 국가에 대한 의존만 가져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라크 헌법에 따르면 국회의원 3분이 1 찬성이나 대통령의 동의를 얻은 총리가 의회 해산 표결을 부칠 수 있다.
알사드르 지지자들은 지난달 30일부터 5일째 점거 농성을 이어갔다.
이들은 밧줄과 쇠사슬을 이용해 바그다드의 '그린 존'(정부청사와 외국 공관 등이 밀집한 보안 구역) 입구의 콘크리트 방호벽을 해체하고 의회로 난입했다.
외신들은 시위대의 수를 4천∼5천 명으로 추산했다.
이라크는 지난해 10월 총선을 치렀으나, 내각 구성 문제를 놓고 알사이룬 정파와 친이란 정파 사이 갈등이 10개월째 이어졌다.
총선 후 친이란 정파 연합체인 '조직의 틀'(Coordination Framework)은 부정 선거를 주장하면서 알사이룬 정파의 내각 구성에 반대해 왔다.
알사이룬 정파는 친이란 세력을 배제하면서 수니파 등 나머지 정파를 아우르는 '개혁 연정'을 추진했으나 실패했고, 지난 6월에는 소속 의원 73명 전원이 사의를 표명했다.
이후 친이란 정파가 의회를 장악하고 모하메드 알수다니를 차기 총리 후보로 지명했다. 이는 알사이룬 정파 지지자들의 의회 점거 시위의 결정적 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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