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사할린-2 석유·가스전 통제 본격화…새 법인 설립 정부령
사할린주에 대체법인 등록…가스프롬, 지분 50% 이상 보유
(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최수호 특파원 = 러시아가 극동 에너지 개발 사업에 참여한 외국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사할린-2' 프로젝트 운영자 교체 작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한다.
3일(현지시간) 러시아 타스 통신과 극동 매체 등에 따르면 미하일 미슈스틴 러시아 총리는 전날 사할린-2 새 운영자 설립을 위한 정부령에 서명했다.
기존 프로젝트 운영자인 '사할린 에너지 투자회사'를 대체할 새 러시아 법인 명칭은 '사할린스카야 에네르기야'로, 사할린주 주도(州都)인 유즈노사할린스크에 법인 등록을 할 예정이다.
사할린-2 프로젝트에서 액화천연가스(LNG)를 생산하는 해양플랜트는 유즈노사할린스크에서 남쪽으로 60㎞ 떨어진 곳에 있다.
러시아 정부는 관련 당국에 새 법인이 사할린-2구역에 있는 룬스코예 등 두 곳의 석유·가스전에 대한 라이선스를 신청하면 3일 이내에 이를 재발급하라고 지시했다.
또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가스프롬이 새 법인 지분 '50%+1주'를 갖게 되며, 나머지 지분은 기존 사할린-2 투자자들의 요청이 있기 전까지 일단 새 법인이 보유한다고 밝혔다.
기존 외국인 투자자들은 새 법인 설립 후 한 달 이내에 지분 인수를 요청해야 하며, 러시아 정부가 가능 여부를 승인할 방침이다.
러시아 정부는 또 외국 투자자들이 인수를 요청하지 않은 새 법인 지분은 자체 평가 후 러시아 기업에 매각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 6월 30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기존 사할린-2 프로젝트 운영자의 모든 권리와 자산 등을 인수할 새 러시아 법인을 만들기 위한 대통령령에 서명했다.
이를 두고 러시아 정부가 서방 제재 대응 차원에서 해당 프로젝트에 참여 중인 외국 기업들에 불이익을 주기 위해 이러한 법령을 마련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현재 사할린 에너지 투자회사 지분은 가스프롬 외에도 영국 석유기업 셸(27.5%), 일본 미쓰이물산(12.5%), 미쓰비시상사(10%) 등이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셸은 지난 2월 우크라이나 사태 후 프로젝트 철수 의사를 밝혔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벤 반 뷰어든 셸 최고경영자(CEO)는 새 법인 지분을 인수할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다.
현재 셸은 중국·인도 기업 등에 보유 지분을 매각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일본은 사할린-2 프로젝트에서 철수할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일본은 LNG 수입의 8.8%를 러시아에 의존했으며 대부분은 사할린-2 프로젝트 생산분이다.
일본 경제산업성에 따르면 사할린-2에서 수입한 LNG는 일본 전력 공급량의 3%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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