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펠로시 대만 방문 따른 긴장고조, 과소평가돼선 안 돼"

입력 2022-08-03 21:22
러 "펠로시 대만 방문 따른 긴장고조, 과소평가돼선 안 돼"

"서류 미비탓 터빈 못 받아…노르트 스트림-2 가동해도 공급량은 절반뿐"



(이스탄불=연합뉴스) 조성흠 특파원 = 러시아는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과 관련해 "역내 긴장 고조를 과소평가해선 안 된다"고 3일(현지시간) 경고했다.

로이터와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이번 방문으로 인한 대규모 세계 전쟁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이번 방문은 도발이었다"고 거듭 강조하면서 이처럼 밝혔다.

아울러 "어떤 정치적 목적도 그런 도발적 방법으로 달성될 수 없고 달성해서도 안 된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나는 (전쟁 같은) 그런 크고 무서운 말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 주장을 하지 않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번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과 관련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접촉은 현재로선 계획된 게 없다고 설명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최근 모스크바를 방문한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 총리와 푸틴 대통령의 면담에서 러시아의 가스 공급 축소에 따른 유럽 에너지 위기와 관련해 논의된 내용을 전하면서 서방의 제재를 탓하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그는 독일로부터 가스관 '노르트 스트림-1'의 터빈을 반환받는 문제에 대해 "푸틴 대통령이 슈뢰더 전 총리에게 서류가 부족한 탓에 터빈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터빈 소유주인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가스프롬이 터빈이 제재 대상 물품이 아님을 확인하는 서류, 그리고 기술적 서류를 받아야 하는데, 우리가 아는 한 아직 이 문서들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노르트 스트림-1 터빈에서 추가로 고장이 발생했지만, 지멘스의 영국 자회사에서 인력이 오지도 않는 등 서두를 마음이 없어 보인다"고도 했다.

제재를 이유로 수리 뒤 터빈 반환을 미룬 캐나다에 대해선 "캐나다가 직접 유럽에 가스를 공급할 계획이 있는 걸로 알고 있다. 터빈 수리에 관심이 있는지 의문"이라는 의혹까지 제기했다.

슈뢰더 전 총리는 푸틴 대통령에게 노르트 스트림-2 가스관의 가동 가능성에 대해 물었고, 푸틴 대통령은 "기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애초에 예정된 가스 공급량의 절반만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고 페스코프 대변인은 전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당장 노르트 스트림-2를 가동하더라도 연말까지 270억㎥만 유럽에 공급할 수 있고, 나머지는 국내에서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르트 스트림-2는 노르트 스트림-1과 같이 러시아에서 독일을 바로 잇는 가스관으로, 110억 달러(약 14조원)를 투입한 공사는 완료됐으나 러시아 제재 이후 가동 가능성이 희박해졌다.

jos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