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농산물 물가 8.5%↑…정부, '가격 폭등' 배추·감자 공급 확대
폭염-장마로 생산량 줄며 가격 상승…재배면적 확대후 일정물량 수매해 공급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최근 농산물 가격이 크게 오른 가운데 정부가 폭등세를 보인 배추와 감자 공급 확대에 나선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가격이 폭등한 배추와 감자의 공급 확대를 위해 재배면적을 늘린다고 2일 밝혔다.
농가에서 이들 품목의 재배를 확대하면 정부가 이 중 일정 물량을 수매한 뒤 공급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구체적으로 농가가 이달 중 재배 작목을 배추로 전환하면 9월 말부터 수확되는 물량을 정부와 농협이 수매한다. 계약 물량(재배 면적)은 최대 100㏊까지 늘릴 계획이다.
비슷한 방법으로 가을감자와 시설감자의 재배 면적도 최대 310㏊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통계청이 이날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농산물 물가는 전년 동기보다 8.5% 상승했다. 이는 지난달 초 이른 폭염과 장마 여파로 채소류와 노지작물의 생산이 줄어든 탓이다.
특히 배추 가격은 1년 새 72.7% 뛰었다. 상추(63.1%), 시금치(70.6%)를 비롯한 잎채소와 오이(73.0%), 파(48.5%) 등의 가격도 급등했다.
농식품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최근 주요 작물의 수급 동향과 정부가 추진 중인 식품물가 안정 대책을 상세하게 소개했다.
품목별 수급 전망을 보면 양파와 감자는 당분간 가격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도 국제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 등으로 인해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다. 다만 최근 국제 곡물과 유지류 가격이 하락함에 따라 하반기에는 식품·외식업계의 원재료 가격 부담도 점차 완화될 전망이다.
농식품부는 현재 추석 성수기 수급불안을 예방하기 위해 무 2천t을 비축했고 배추와 감자도 6천t씩 비축하고 있다.
또 김치 업체가 수출 제품용 배추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상황인 만큼 수출용 물량에 한해 배추 약 1천600t을 수입하고 10월까지 김치 업체에 공급할 계획이다.
아울러 마늘과 양파도 각각 6천t, 2만t을 비축하고 있다. 최근 수급불안에 대응해 양파는 하루에 100∼150t, 마늘은 하루에 5t씩 가락시장에 방출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추석을 앞두고 한우와 한돈의 공급도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선 7∼8월 수요가 큰 국내산 돼지고기 공급량을 늘리기 위해 지난달 11일부터 돼지고기에 대한 도축 수수료(1마리당 2만원)를 지원하고 있다.
추석 성수기에도 한우 암소와 모든 돼지에 대한 도축 수수료를 지원해 공급물량을 평소보다 1.25∼1.7배로 늘릴 계획이다.
닭고기의 경우 수급 불안을 막기 위해 하림 등 주요 계열 업체와 병아리 입식 물량을 당초 계획보다 2∼3%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이와 함께 농가에 무기질비료 가격 인상분의 80%를 지원하는 사업, 특별사료구매자금 지원과 상환기간을 연장하는 사업 등도 진행하고 있다.
권재한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실장은 "현재의 물가 상황이 엄중한 만큼 대형마트 등 유통업계에서도 물가안정을 위한 정부의 정책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달라"고 당부했다.
yo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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