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무 "北, 핵실험 준비…불법 프로그램 확대 등 도발 지속"(종합)
NPT회의 연설서 北 비판하며 비핵화 강조…"이란 여전히 핵 긴장의 길" 비판
"中 등과 핵위협 감소 협력 준비…호주 인수할 잠수함은 핵무장 아닌 핵추진"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1일(현지시간) 북한이 핵실험을 준비하는 등 도발을 지속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개막한 제10차 핵확산금지조약(NPT) 평가회의 연설에서 "북한은 계속해서 불법적인 핵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역내에서 지속적인 도발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오늘 모인 가운데 북한은 7차 핵실험을 준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들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등 잇따른 미사일 도발을 감행한 북한은 현재 핵실험 준비를 사실상 마친 상태인 것으로 한미 당국은 판단하고 있다.
북한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북한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대내외 상황을 고려하면서 핵실험 시기를 엿보는 것으로 관측된다.
블링컨 장관은 핵확산 방지라는 NPT 정신 속에서 이러한 도발 행위가 전 세계의 큰 위협 중 하나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북한 사례를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NPT가 세상을 더 안전하게 만들었다는 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긴장 또한 증가하고 있다는 것 역시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그래서 중요한 순간에 우리가 모인 것"이라고 언급했다.
앞서 이날 미국과 영국, 프랑스, 북아일랜드는 공동 장관 성명에서 "우린 여전히 북한이 가진 모든 핵무기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해체에 전념하고 있다"면서 "북한에 모든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기술을 사용한 발사, 관련 활동을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이 북한을 적시해 핵 위협을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나섬에 따라 자위권을 주장하는 북한의 반발이 예상된다.
이어 블링컨 장관은 이란을 겨냥해 "여전히 핵 긴장 고조의 길을 걷고 있다"며 이란이 공개적으로는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귀를 지지한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그런 의사를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다만 그는 이란 핵합의로의 복귀는 여전히 미국과 이란, 전 세계에 최상의 결과라는 점을 강조했다.
블링컨 장관은 또 전 세계 핵 위협 감소를 위해 중국을 포함해 모든 핵무기 보유국과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현재 공식적인 핵무기 보유국은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등 유엔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이다.
이스라엘과 인도, 파키스탄이 비공식적으로 핵무기를 가지고 있고, 북한도 핵전력 완성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 이란 역시 핵무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이날 성명을 내고 중국의 핵무기 억제 협상 참여를 촉구하는 한편 러시아와 신전략무기감축협정(뉴스타트·New START)을 대체할 신규 무기억제 프레임워크를 신속히 협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한편 블링컨 장관은 미국, 영국, 호주 간 새로운 안보동맹인 오커스(AUKUS) 협정에 따라 호주가 핵잠수함을 인수한다는 사실을 재차 거론하며 "이 잠수함은 핵무장이 아닌 핵 추진 잠수함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국가들도 이런 잠수함을 갖고 있다. 이 잠수함은 NPT에 따른 최고의 안전 및 비확산 기준을 준수할 것"이라며 "이를 확실히 하기 위해 국제에너지기구(IEA)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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