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반외세 지도자 "의회 점거는 혁명…개혁 위한 절호 기회"
친이란 정파 의회 장악에 반발한 시위대 의회 점거, 무기한 농성 돌입
이란 "의회 점거 사태 우려…합법적인 방법으로 갈등 해결해야"
(테헤란=연합뉴스) 이승민 특파원 = 정국 혼란을 겪는 이라크에서 반외세 정파를 이끄는 정치인 무크타다 알사드르가 지지자들의 의회 점거는 혁명이라면서 시민들의 동참을 촉구했다.
알사이룬 정파 지도자인 알사드르는 31일(현지시간) 트위터에 "그린존을 해방하기 위한 자발적이고 평화적인 혁명은 정의에 불타는 모든 국민에게 절호의 기회"라고 썼다.
그러면서 "이는 정치 시스템, 헌법, 선거 제도를 근본적으로 바꿀 거대한 기회"라면서 "우리는 모두 후회가 없도록 이번 국가의 요구에 응해 일어서야 한다"며 시위 참여를 독려했다.
알사이룬 정파 지지자들은 전날 밧줄과 쇠사슬을 이용해 바그다드의 '그린 존'(정부청사와 외국 공관 등이 밀집한 보안 구역) 입구의 콘크리트 방호벽을 해체하고 의회로 난입했다.
외신들은 시위대의 수를 4천∼5천 명으로 추산했다. 이후 이들은 의회를 점거하고 무기한 농성에 돌입했다.
이라크는 지난해 10월 총선을 치렀으나, 내각 구성 문제를 놓고 알사이룬 정파와 친이란 정파 사이 갈등이 10개월째 이어졌다.
총선 후 친이란 정파는 부정 선거를 주장하면서 알사이룬 정파의 내각 구성에 반대해 왔다.
알사이룬 정파는 친이란 세력을 배제하면서 수니파 등 나머지 정파를 아우르는 '개혁 연정'을 추진했으나 실패했고, 지난달에는 소속 의원 73명 전원이 사의를 표명했다.
이후 친이란 정파가 의회를 장악하고 모하메드 알수다니를 차기 총리 후보로 지명했다. 이는 알사이룬 정파 지지자들의 의회 점거 시위의 결정적 계기가 됐다.
이라크 정세에 직간접적으로 영향력을 미치는 이란은 의회 점거 사태에 우려를 표명했다.
나세르 칸아니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란은 이라크 사태를 중요한 사안으로 보고 면밀히 관찰하고 있다"며 "갈등 당사자들은 합법적인 틀 안에서 평화적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친이란 정파는 민병대와 연계해 이라크 정치·사회 등 각 분야에서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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