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재계, 정계 따라 "중국과 관계 단절 중"
"재계의 중국 견제, 인플레이션 부추길 수도"
(서울=연합뉴스) 유한주 기자 = 대(對)중국 강경론을 내세우는 영국 정치권에 발맞춰 영국 재계도 중국과의 관계를 단절하고 있다고 영국산업연맹(CBI)이 30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날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토니 댄커 CBI 사무총장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지금 나와 대화를 나눈 모든 회사는 자사 공급망을 재고하고 있다"며 "영국 정치인들이 중국과 디커플링(decoupling·탈동조화)된 세상으로 나아가는 데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영국 총리 경선에 출마한 리시 수낵 전 재무장관과 리즈 트러스 전 외무부 장관은 모두 중국에 대해 강경 노선을 펴겠다고 선언했다.
과거 친중파로 분류됐던 수낵 전 장관까지 총선을 앞두고 중국을 국내외 안보의 '최대 위협'으로 규정함에 따라 누가 총리로 당선되더라도 향후 영국의 대중 강경 노선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리처드 무어 영국 해외정보국(MI6) 국장도 최근 애스펀 안보 포럼에서 MI6가 가장 큰 노력을 기울이는 대상이 중국이라고 밝혔다.
다만, 댄커 사무총장은 정계에 이은 재계의 관계 단절이 영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을 부추길 가능성은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 공식 무역 통계에 따르면 중국은 영국의 1위 수입국이다. 지난해 전체 수입 상품의 13%가 중국에서 들어왔다. 중국도 영국 수출 상품을 세계에서 6번째로 많이 수입하는 국가다.
이 같은 상황 속 지난달 영국의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작년 같은 달보다 9.4% 급등, 3개월 연속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요 7개국(G7) 중에서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댄커 사무총장은 그러면서도 "저렴한 상품(에 의존하는 것)은 과거의 일이라는 걸 깨닫는 것은 뛰어난 두뇌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hanj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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