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잠함용 핵기술 공유' 오커스에 반발…"NPT체제에 악영향"
내달 NPT 재검토 회의 앞두고 의견서 초안에서 우려 표명
中 강력 반대 예고된 상황에서 부담…"호주 난처한 질문 받게 될 것"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미국과 영국이 핵 추진 잠수함 기술을 호주에 이전하는 오커스(AUKUS·미국·영국·호주 안보 동맹) 협정에 대해 호주의 이웃 국가인 인도네시아가 "전 세계 핵 비확산 체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반대 의견을 피력할 전망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호주 ABC 뉴스는 29일 인도네시아가 다음 달 1일 미국 뉴욕에서 개막하는 핵확산금지조약(NPT) 재검토 회의에 제출할 의견서 초안에서 "잠수함용 핵기술 공유가 핵무기 개발로 이어질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이 의견서에서 직접적으로 호주를 언급하지는 않는다.
다만 NPT가 핵 추진 잠수함을 만들기 위한 기술 이전을 허용하면 "핵무기 프로그램 이전을 감추기 위한 방패막이로 악용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호주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핵확산금지조약(NPT) 서명국이어서 핵잠수함 사업을 위해서는 이 사업이 NPT를 위반하지 않을 것임을 먼저 입증해야 한다.
이 때문에 호주 정부는 내달 회의에서 핵물질을 잠수함 도입·건조 사업에 활용하는 것은 NPT 금지 사항이 아닌 만큼 핵 추진 잠수함 기술 이전 역시 NPT 위반으로 간주할 수 없다는 입장을 피력할 방침이다.
하지만 IAEA는 호주의 핵 추진 잠수함 사업이 핵무기 생산에 이용될 위험성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대해 벤저민 잴러 호주 국립대학 교수는 "호주는 NPT의 허점을 실제로 이용하는 첫 번째 국가가 될 전망"이라며 "인도네시아는 호주가 핵 추진 기술을 핵무기 개발에 이용하리라 의심하지는 않는 것 같지만, 오커스가 위험한 선례를 남길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호주 입장에서는 이웃 나라인 인도네시아에서 이 같은 반대 의견이 나왔다는 것은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다음 달 NPT 재검토 회의에서 중국이 오커스 체제에 대해 강력한 반대 입장을 펼칠 것을 예고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반대 세력을 결집하고 있어서다.
잴러 교수는 이번 문제가 호주와 인도네시아의 관계에 부담을 더할 수 있다며 인도네시아의 의견서를 토대로 내달 회의에서 "호주가 매우 난처한 질문들을 받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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