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 부유' 강조한 중국, 투자은행 고위직 급여 삭감 주문
시진핑 "소득 불평등, 경제성장·공산당 통치 정당성 위협"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중국 당국이 '공동 부유' 정책 기조에 따라 국영 투자은행(IB)의 고위 임원 급여를 삭감하라고 주문했다고 로이터통신이 8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29일 보도했다.
이들에 따르면 우선 중국국제금융공사(CICC)와 중신증권을 포함한 국영 투자은행의 경우 올해 급여가 삭감되고 직원 보너스 지급이 연기됐다. 급여의 60%가 삭감된 사례도 있었다.
국영 초상증권 등은 연초부터 여행과 접대 수당이 삭감됐다.
로이터에 따르면 중국 내에서 최고 연봉을 받는 투자은행 30곳 중 13곳은 지난해 고위 경영진과 이사회 구성원의 급여를 1년 전보다 많이 낮췄으며, 올해 들어 급여 감축 투자은행이 더 늘어났을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투자은행의 고위직은 스톡옵션 등 주식 인센티브를 빼고 330만∼1천만 위안(약 6억3천만∼19억2천만 원)의 연간 총 보수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CICC의 지난 4월 내부 자료에 따르면 모든 직원이 5월 1일부터 국내외 항공편의 경우 이코노미석만을 이용토록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콩의 자산운용사인 인테크 투자홀딩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샤춘은 "금융업의 급여 상한선은 (중국 당국이 추진하는) '공동 부유'의 일환"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소득 불평등이 장기적인 경제 성장과 공산당 통치의 정당성을 위협한다면서 지난해부터 공동 부유 기조를 강조해왔다.
중국 투자은행 고위직에 대한 급여 삭감은, 중국 경제가 침체를 보이면서 시작됐지만, 올해 들어 중국 당국의 본격적인 공동 번영 정책 추진을 계기로 탄력을 받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가 최근 크레디트 스위스, 골드만삭스, UBS 등 외국계 투자은행들에도 고위직의 임금 인상을 자제하라고 경고했다.
이에 앞서 지난 5월엔 중국 증권업협회가 자국 내 증권사에 건전한 보수 체계를 마련하라고 촉구하면서, 과도하거나 단기적 성과에 대한 인센티브 지급이 자칫 준법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입장을 내기도 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반발도 작지 않다.
중국에서 외국계 투자은행들이 높은 연봉과 성과금으로 인재를 빼내 가는 상황에서 중국 국영 투자은행들로선 인재 유치가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kji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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