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검찰, 가톨릭 아동 성학대 조사 본격화…"7건 조사중"
평신도조사위, 전용 전화·사이트로 7개월만에 증언 350여건 수집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포르투갈 검찰이 가톨릭교회 성직자들의 아동 성적 학대 혐의에 대한 조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고 로이터통신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포르투갈 가톨릭교회의 아동 성 학대 문제를 조사하는 평신도 위원회가 피해 사례 파악에 착수한 지 7개월 만이다.
위원회는 지금까지 증언 350여 건을 수집했고, 이 중 17건을 검찰에 제출했다.
검찰은 이 가운데 10건에 대해 조사에 착수, 3건은 증거 불충분, 공소시효 만료, 이미 조사 완료 등의 이유로 기각하고 7건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유럽의 주요 가톨릭 국가 중 하나인 포르투갈은 소아과 의사, 전직 대법관 등 평신도 6인으로 위원회를 구성해 1월 초부터 과거 교회에서 벌어진 성 학대에 대한 신고를 받기 시작했다.
1950∼2020년 프랑스 가톨릭교회에서 아동을 대상으로 21만여건의 성 학대가 발생했다는 보고서가 나오자 포르투갈도 위원회를 구성해 조사에 들어간 것이다.
위원회는 전용 온라인 사이트와 전화로 신고를 받고 있으며 교구에 남아있는 사료도 살펴보고 있다. 위원회는 올해 말까지 성 학대 보고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올해 4월 페드로 스트레흐 위원장은 현직 주교 등 가톨릭 성직자들이 성 학대를 은폐하려 한 정황을 발견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현지 신문 옵세르바도르는 최근 리스본 총대주교 마누엘 클레멘테 추기경이 1990년대 발생한 성 학대 범죄 혐의를 인지하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클레멘테 추기경은 사건이 발생한 지 20년이 지난 시점에서 피해자를 만났지만, 수사당국에는 알리지 않기로 했으며 가해 신부가 계속 근무하도록 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리스본 총대주교는 성명을 내고 1990년대 성직자 중 한 명에 대한 고발을 접수했으며, 이 고발은 당국이 진실을 찾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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