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재소자가 만든 가구로 이케아 대체…"더 싸고 튼튼"
서방 브랜드 잇단 철수, 수입품 급감에 고육책
(서울=연합뉴스) 정빛나 기자 = 러시아가 세계 최대 가구업체 이케아의 철수에 대비해 내수용 가구를 생산하는 데 재소자들을 동원할 계획이라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27일(현지시간) 현지 매체를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최근 러시아의 7개 지역 교정시설의 일종인 유형지 약 30여 곳이 총 350만 루블(약 7천600만 원) 규모의 가구 제조 계약을 체결했다.
재소자의 노동 투입 프로그램을 담당하는 스베르들롭스크주(州) 교정당국 소속 이반 샤르코프는 "이케아와 비교해보면 우리가 만든 가구가 품질은 더 좋고 가격은 더 저렴하다"고 주장했다.
교정시설에서 제조된 가구는 대부분 정부 기관과 국영 기업 등에 납품된다.
러시아는 최근 서방 기업이 자국에서 잇달아 철수하고 수입 규모도 약 2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대체재를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 올해 들어 러시아 우랄 지역 내 교정시설들이 연방, 주정부와 맺은 계약 규모만 보더라도 6억 루블(약 130억6천800만 원)에 달한다.
이케아도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3월부터 러시아 현지에서의 가구 생산을 중단하고 지분을 매각 중이며 이달 초부터 재고를 정리하려고 '폭탄 세일'을 하는 등 사업 철수 절차를 밟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월 재소자 10만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새로운 노동시설을 2024년까지 건립하는 계획을 승인하기도 했다.
더타임스는 러시아 교정시설의 수용 환경이 워낙 악명이 높은 데다 노역에 재소자를 동원하는 건 옛 소련 시절의 잔재라는 비판도 꾸준히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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