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청 패싱' 금융위원장에 野 고액 고문료·자녀 취업문제 질타(종합)
민주 박성준 "금융위 사무처장 시절 딸이 기업은행 입사…자료제출 안해"
국힘 송석준 "정쟁 때문에 청문회 못 해…자성은 못할망정"
김주현 위원장 "고액 연봉 지적 알아…송구스럽다"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오주현 기자 =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등의 업무보고가 이뤄진 28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인사청문회 없이 임명된 김주현 금융위원장의 검증을 두고 여야 간 공방이 벌어졌다.
야당은 이날 회의에서 미처 하지 못한 인사 검증에 공을 들인 반면 여당은 경제 위기 상황에 정책 질의에 집중해야 한다며 이를 비판했다.
가장 먼저 질의에 나선 더불어민주당 김성주 의원은 김 위원장의 여신협회장 이력을 언급하며 "여신협회는 민간 업계의 이익을 대변하는 단체인 만큼 (김 위원장이) 금융소비자 보호를 어떻게 할지 의문이 남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무기 판매 로비상이 국방부 장관에 지명되면 어떻게 보겠나"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김성주 의원의 문제 제기에 "금융 소비자 보호 문제는 금융위에 부여된 업무"라며 "위원장으로 근무하는 한 소비자 보호에 중점을 두는 것은 저의 당연한 의무"라고 말했다.
같은 당 박성준 의원은 김 위원장이 2018년 9월부터 2019년 6월까지 삼정 KPMG 고문으로 재직하며 받은 3억8천만원의 급여를 두고 '고액 고문료' 의혹을 제기했다.
박 의원은 김 위원장은 우리금융경영연구소에서 연봉 2억원, 여신금융협회장에서 연봉 4억원 등 고액의 연봉을 받은 점도 지적했다.
박 의원은 고액 고문료 문제로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됐다가 낙마한 안대희 전 대법관 등의 사례를 언급하기도 했다.
관련한 지적이 이어지자 김 위원장은 "보수를 많이 받았다는 데 국민의 지적이 있다는 것을 알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라며 자세를 낮췄다.
박 의원은 김 위원장이 금융위 사무처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자녀가 IBK기업은행에 입사한 경위에 대해서도 질의했다.
박 의원은 김 위원장에게 "(김 위원장이) 금융위 사무처장으로 근무하던 시절에 기업은행이 따님이 입사했다"며 "면접점수가 뭔지, 블라인드 채용했는지 등 자료 제출을 요구했는데 제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관련 질의에 대해 윤종원 기업은행장은 "블라인드 채용은 2017년부터 시작됐고, 김 위원장 자녀의 취업은 2010년 초"라고 답했다.
당시 채용 기준 자료와 면접점수, 순위 등을 밝힐 수 있냐는 질의에 대해서는 "개인정보와 관련된 사안이라 동의가 수반돼야 한다"고 답변했다.
사실상 김 위원장을 상대로 한 인사청문회를 보는 듯한 이 같은 문답에 국민의힘은 곧바로 이의를 제기했다.
국민의힘 송석준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에서 "최근의 변화된 (금융위 등의) 업무 사항을 보고받아 의정활동에 도움이 되게 하는 시간인데, 야당의 질의를 보면 업무보고인지, 인사청문회인지 헷갈린다"고 밝혔다.
이어 "당당하게 청문회에 응하려 했는데 정쟁으로 원 구성이 지연돼 청문회를 못했다"라며 "정치권이 자성은 못 할망정 업무보고가 인사청문회 자리로 변질하는 것 같아 심히 유감"이라고 했다.
그러자 정무위 야당 간사인 김종민 의원도 발언권을 얻어 "오늘은 김 위원장에 대한 인사 적격성 질의가 가장 중요한 내용이라고 본다"라며 "상대 의원 발언의 적격성을 들어 발언 자유를 제한하는 것은 조심해 달라"고 말했다.
민주당 소속 백혜련 정무위원장은 "진행에 장애가 될 정도의 발언은 없었다고 보인다"라며 "각자 소신에 따라 질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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