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다자회의 때 윤 대통령-시 주석 첫 대면회담 열리나
발리 G20, 방콕 APEC 정상회의 계기 가능성 주목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6일 조코 위도도(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베이징에서 회담하며 대면 정상외교를 재개함에 따라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한중 정상의 첫 대면 회담 시기에도 관심이 쏠린다.
코로나19 확산 속에 시 주석은 2020년 1월 미얀마를 다녀온 이후 줄곧 국내에만 머물렀다. 올해 2월 베이징동계올림픽 개막식 참석을 위해 중국을 찾은 외국 정상들과 만난 것을 제외하고는 대면 정상외교를 중단한 채 온라인 회담에 의존했었다.
따라서 시 주석이 조코위와 베이징에서 만난 것은 정상외교의 '정상화' 신호탄으로 여겨졌다.
외교가는 시 주석이 11월 동남아에서 잇달아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11월15∼16일·인도네시아 발리)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11월18∼19일·태국 방콕) 참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 주석이 10월께 열릴 전망인 20차 당 대회에서 총서기 3연임을 확정짓는 '대관식'을 치른 뒤 최근 공을 들여온 동남아를 방문하면서 국제 외교무대에 복귀할 것이라는 시나리오다.
26일 중국-인도네시아 정상회담 결과를 담은 공동 성명에 따르면 올해 G20 정상회의 의장인 조코위 대통령의 11월 방문 초청에 시 주석은 감사를 표했다. 정상 초청이 있었다는 사실이 정상회담 결과물에 명시된 점에 비춰보면 시 주석이 참석할 것으로 보는 게 무리한 추측은 아니다.
이 외에도 중국이 시 주석의 11월 방콕 APEC 정상회의 참석 의향을 태국 측에 전달했다는 보도가 최근 태국 매체 발로 나왔다.
시 주석의 11월 G20과 APEC 회의 참석은 윤석열 대통령과 만날 기회가 생기는 것을 뜻한다. 현지에서 한중 정상회담을 여는 방안이 외교 당국의 옵션에 오르는 것이다.
그 전에 윤 대통령의 방중이나 시 주석의 방한이 추진될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지만 양측 다 제약이 존재한다는 평가다.
문재인 정부 시절 문 대통령이 두차례 방중했음에도 코로나19 등의 영향 속에 시 주석의 답방은 이뤄지지 않았다. 그런 터에 한중간 상호 존중을 강조한 윤 대통령으로선 중국을 먼저 방문하는 데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일 수 있어 보인다.
시 주석 역시 대면 외교를 재개하지만 자신의 집권 연장을 확정짓는 당 대회 이전에는 '내치'에 주력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이에 따라 11월 인도네시아 또는 태국에서 윤 대통령과 시 주석이 상견례를 할 가능성이 있다고 외교가는 보고 있다. 만약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G20과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면 미·중 정상의 첫 대면 회담 무대까지 차려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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