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회사 물적분할·동시상장시 모회사 주주에게 현물배분해야"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기자회견…"금융위 주주보호 방안 미흡해"
(서울=연합뉴스) 채새롬 기자 = 자회사 물적분할, 동시상장이 가장 바람직한 주주 보호 방안은 자회사 주식을 모회사 주주에게 현물 배분하는 것이라는 의견이 제시됐다.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모색하는 단체인 사단법인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27일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자회사 물적분할, 동시상장 시 주주 보호 방안에 관한 기자회견'을 열고 이처럼 주장했다.
포럼은 금융위원회가 이달 14일 정책토론회에서 내놓은 주주 보호 방안은 소액주주의 권리를 실질적으로 보호하는 데 미흡한 측면이 많다고 지적했다.
금융위는 물적분할 자회사가 설립 5년 내 상장할 때는 모회사가 일반 주주와 충실히 소통했는지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물적분할에 반대하는 주주들에게 주식매수청구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포럼은 "상장사가 물적 분할할 때 주주와 충분히 소통할 것을 요구한 것은 고무적인 진전이지만, 반드시 인적 분할과 비교해 물적 분할·동시 상장이 기업가치와 주주가치에 더 유리한 이유와 객관적 근거를 제시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전 세계 어디에도 반대주주의 주식매수 청구권 행사가격을 시가로 결정하는 입법례는 없어 반드시 공정가액으로 도입해야 한다"며 "시가로 돼 있으면 경영진이 주가를 내릴 때를 이용해 물적 분할하거나 주가를 조정해 대주주에게 유리한 시점을 선택하는 일을 막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신주발행 시 모회사 주주에게 우선으로 배정하는 것 역시 IPO(기업공개) 공모가 자체에 거품이 끼는 경우가 많아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포럼은 자회사 동시 상장을 한다면 구주매출을 기본으로 해야 하고, 대규모 신주발행 자회사 동시 상장을 허용하더라도 자회사 주식을 모회사 주주에게 현물 배분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규식 포럼 회장은 "우리를 제외한 영미,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자회사 동시 상장 시 구주매출이 기본일 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 모회사가 보유하는 자회사 지분을 모회사 주주에게 현물 배분한다"고 말했다.
독일 다임러는 다임러트럭을 물적 분할해 상장할 때 신주 65%를 모회사 주주에게 배분했고, 영국 GSK는 헤일리온(Haleon)을 물적 분할해 상장할 때 신주 54.5%를 모회사 주주에게 배분했다.
포럼은 예를 들어 LG에너지솔루션[373220] 주식을 82% 보유한 LG화학[051910]도 이중 50% 정도는 LG화학 주주에게 현물 배분해야 한다고 봤다.
김 회장은 "주주 권리 보호와 주주환원은 재량이 아니라 투자계약에 의한 의무"라면서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자회사 동시 상장에서 더는 지금과 같은 기업가치, 주주 권리 침해가 허용돼서는 안 된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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