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만명 학살' 난징에 주범 일본군 위패…중국 '발칵'(종합)

입력 2022-07-22 19:31
'30만명 학살' 난징에 주범 일본군 위패…중국 '발칵'(종합)

해당 사찰 폐쇄하고 사찰 책임자 교체



(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중일전쟁 당시 30만명(중국 정부 추정)이 희생당한 난징대학살의 현장인 중국 난징에 올해 초까지 대학살의 주범을 포함해 일본군 전범들을 기리는 위패가 봉안돼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져 중국이 발칵 뒤집혔다.

장쑤성 난징시 민족종교사무국은 22일 위챗 공식 계정을 통해 지우화산공원 내 한 사찰에 일본군 전범들의 위패가 있다는 보고를 받고 공안과 함께 현장을 조사한 결과 지난 2월 사찰 측이 발견하고 바로 잡았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민족종교사무국은 "이번 상황과 관련해 이 사찰을 조사하기로 했다"며 "우리는 민족감정을 상하게 하는 행위를 끝까지 조사할 것이고, 관련 상황을 즉시 발표하겠다"고 강조했다.

봉안돼 있던 위패는 난징대학살의 주범인 마쓰이 이와네, 다니 히사오, 노다타케시, 다나카 군키치의 것이다.

난징대학살은 중일전쟁 당시인 1937년 12월~1938년 1월 국민당 정부의 수도였던 난징을 점령한 일본군 사령관 마쓰이 이와네 휘하의 일본군 병사들이 중국인 포로와 일반 시민을 무차별 학살하고 성폭행, 약탈, 방화 등을 자행한 사건이다. 중국은 30만명이 희생당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마쓰이 이와네는 국제전범재판소에서 사형선고를 받고 1948년 교수형에 처해졌다. 다니 히사오도 난징대학살 당시 일본 6사단장으로 사형을 선고받고 처형됐다.

네티즌이 공개한 위패 사진으로 볼 때 이 위패들은 우아핑이라는 인물이 2018년 사찰에 돈을 내고 설치한 것으로 추정된다.

봉황망은 "이 일은 중국 인민의 감정을 상하게 하는 것으로, 그야말로 모욕"이라며 "철저하게 조사하고 즉시 상황을 발표해 모두가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베이징일보도 "국민의 분노가 용솟음치고 있어 우리는 반드시 추궁해야 한다"며 "이 위패들이 언제 어떻게 사찰에 들어갔는지, 왜 관리자가 예방하지 못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난징대학살희생동포기념관은 성명을 통해 "우리는 침략자가 저지른 심각한 범죄를 잊어서는 안 된다"며 "민족감정이 상하지 않도록 끝까지 조사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중국 네티즌들도 포털사이트 바이두와 소셜미디어 웨이보 등을 통해 "어떻게 난징에 일본군 전범의 위패를 보관할 수 있느냐"거나 "우아핑이라는 인물을 찾아 처벌해야 한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 사실을 처음 폭로한 네티즌은 "이슈가 된 뒤 협박을 받고 있으며 내 신상을 털려는 사람들도 있다"며 "그들의 보복이 두렵지 않다. 중국인이라면 누구라도 나와 같이 행동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확산하자 난징시는 이날 해당 사찰 책임자를 교체하고, 사찰을 폐쇄했으며 관리 책임 공무원 3명을 직무 정지 등 징계 처분했다.

현지 기율감찰기관과 공안국은 "사찰 관계자들을 상대로 조사 중"이라며 "법과 규율에 따라 엄정 처리하고 관용을 베풀지 않겠다"고 밝혔다.

j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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