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천대 기업 부채비율, 21년 만에 절반가량 줄었다
2000년 323%→지난해 160%…고위험 기업도 감소세
업종별로 운송업 '빨간불'…대우조선해양 재무건전성 악화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최근 약 20년 새 국내 1천대 기업의 부채비율이 절반가량 줄면서 기업 재무구조가 건강 체질로 바뀌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다만 업종별로는 해운·항공 등이 포함된 운송업종의 부채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고, 특히 최근 노사 갈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대우조선해양[042660]은 재무 건전성이 급속히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는 20일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2000~2021년 국내 1천대 기업 부채비율 변동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부채비율은 별도 및 개별 재무제표를 참고했으며, 재무 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 중 하나인 부채비율은 수치가 낮을수록 재무 건전성이 높다.
통상 부채비율이 200%를 넘으면 경영에 불안 요소가 높아지고, 300%면 금융비용이 순이익을 깎아 먹는 상황, 400%면 기업 존립이 위태롭다는 것을 의미한다.
조사 결과 2000년 국내 1천대 기업의 전체 부채비율은 323% 수준을 기록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가 찾아왔던 1997년의 589%에 비하면 크게 떨어진 것으로 2003년(326%)까지는 부채비율 300%대를 유지했다.
이후 2004년(264%)부터 300% 미만으로 떨어지기 시작해 2005년 217%, 2006년 220%, 2007년 221%, 2008년 216%로 220% 안팎을 유지하다 2010년(189%)에는 200% 미만으로 내려갔다.
2019년에는 153%로 최근 20년 중 가장 낮은 부채비율을 기록했으며, 2020년과 지난해 부채비율은 각각 160%로 조사됐다
부채비율이 400%가 넘는 고위험 기업군 역시 2000년 157곳에서 지난해 60곳으로 줄었다.
업종별로는 해운·항공·육상물류 등이 포함된 운송업의 지난해 평균 부채비율은 162.7%로 주요 업종 가운데 가장 높았다.
이 가운데 아시아나항공[020560]의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이 2천200%를 넘어섰고, 티웨이항공 1천495%, 에어부산 674%, 제주항공 587% 등으로 조사됐다.
대한항공[003490]은 275%로 항공사 중에서는 부채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운송업 다음으로 전기·가스업(142.1%), 건설(132.2%), 조선·항공우주업(122%) 순으로 부채비율이 높았다.
전자업은 부채비율이 47.3%로 가장 낮았다. 삼성전자[005930]의 부채비율은 30%를 기록했다.
제약업(51.4%), 철강·금속(51.8%), 석유화학(58.1%), 자동차(60.9%), 정보·통신(72%), 식품(78.5%), 유통(87.2%), 기계(90.1%) 업종 등은 지난해 업계 평균 부채비율이 100%를 밑돌았다.
지난해 '매출 1조 클럽'에 가입한 대기업 중 비금융 업체이면서 올해 1분기 기준 부채비율이 400%를 넘고, 1분기에만 영업적자와 순손실을 동시 기록한 기업은 '대우조선해양'이 유일했다.
대우조선해양의 올해 3월 말 기준 자본총액은 1조6천359억원, 부채총액은 8조9천424억원으로 부채비율은 546.6%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390.7%)보다 155.9%p(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재무 건전성이 3개월 새 급속히 나빠졌으며, 매출 대비 인건비 비율(인건비율)도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고 CXO연구소는 분석했다.
대우조선해양의 인건비율은 2010년 6.7%에서 지난해 13.2%로 상승했다.
직원 1인당 평균 급여는 2010년 7천200만원에서 지난해 6천700만원으로 줄었지만 인건비율은 되레 상승한 것이다.
매출이 큰 폭으로 줄어들 때 인건비는 상대적으로 적게 줄어들다 보니 인건비율은 높아졌다고 CXO연구소는 분석했다.
kih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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