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총리 네번째 불신임 투표…연립정부 이탈표 관건
나흘간 토론 후 23일 표결 예정…쁘라윳 총리는 자신감 표현
(방콕=연합뉴스) 강종훈 특파원 = 지지율 하락으로 고전 중인 태국 총리가 야권의 불신임안 발의로 또 한 번 위기를 맞았다.
쁘라윳 짠오차 정권에 대한 야권의 불신임안 발의는 이번이 네 번째로, 지난 세 차례 투표 결과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부결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그러나 연립정부 내에서도 일부 이탈표가 나올 것으로 보여 결과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19일 일간 방콕포스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태국 의회는 쁘라윳 총리 등에 대해 야당이 제기한 불신임안을 이날부터 나흘간 토론한 뒤 23일 표결을 진행할 예정이다.
제1야당 푸어타이당 등 야권은 지난달 15일 쁘라윳 총리 및 10명의 내각 장·차관을 겨냥한 불신임안을 추안 릭파이 하원의장에게 제출했다.
쁘라윳 총리 임기가 내년 3월까지이고 조기 총선설까지 나오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이번이 마지막 불신임 투표다.
불신임안이 통과되려면 하원 의원 과반수가 불신임에 찬성표를 던져야 한다. 그러나 연립정부 측 의석수가 야당보다 많아서 또다시 부결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여권은 연립정부를 이끄는 팔랑쁘라차랏당(100석)을 비롯한 18개당이 259석을 확보하고 있다. 야권은 푸어타이당(133석) 등 8당이 225석을 가지고 있다.
연립정부 내에서 아누틴 찬위라꾼 부총리 겸 보건장관이 이끄는 품차이타이당(65석) 등은 쁘라윳 총리 지지를 분명히 했다.
다만 최근 타마낫 프롬파오 전 농업부 차관이 이끄는 태국경제당이 연립정부 이탈을 선언하는 등 변수도 있다. 연립정부를 이끄는 팔랑쁘라차랏당 내부에서도 일부 의원이 이견을 드러내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쁘라윳 총리는 이번 불신임안 토론과 투표를 앞두고 전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내각은 불신임 토론에서 야당 의원들의 질문에 답할 준비가 돼 있다"며 "나는 가능한 모든 이들과 함께 일하며, 나라가 최우선"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군 선배이자 현재 팔랑쁘라차랏당 대표인 쁘라윗 웡수원 부총리와의 불화설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며 서로 지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쁘라윳 총리는 육군참모총장이던 지난 2014년 쿠데타를 일으켜 권력을 잡고 총리직에 올랐다.
이후 2019년 3월 총선을 거쳐 연임에 성공했다. 당시 선거에서 탁신계인 푸어타이당이 가장 많은 의석을 차지했지만, 군부가 지명한 상원의원 250명 전원의 지지로 총리에 선출됐다.
군부 정권 시절 이뤄진 개헌에 따라 태국 총리 선출에는 하원의원 500명과 상원의원 250명이 참여한다. 상·하원의원 750표 중 절반인 375표를 넘기면 총리로 선출되는 구조다.
다음 총선은 내년 3월에 치러질 예정이지만, 연립정부가 정치적 입장 차로 삐걱거리고 지지율이 하락하면서 조기 총선 시나리오도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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