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중국 DJI 제재' 상황서 드론 산업 육성 박차

입력 2022-07-18 10:24
대만, '중국 DJI 제재' 상황서 드론 산업 육성 박차

8월 자이현에 드론연구센터 개소…"비대칭 전력 육성 의도도"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대만이 세계 최대의 드론(무인기·UAVs) 제조업체인 중국의 DJI(다장)가 미국의 제재 대상에 포함된 틈을 노려 드론 산업 육성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대만의 드론 산업 육성은 군사용 드론을 중국의 막강한 군사력에 대응하기 위한 비대칭 전력으로 활용하려는 포석과도 맞물려 있다.



대만 중앙통신사(CNA)와 타이완뉴스 등은 18일 자이(嘉義)현의 원장량(翁章梁) 현장을 인용해 대만의 새로운 드론 연구개발센터인 '아주 무인기 인공지능 혁신응용연구센터(洲無人機AI 創新應用硏發中心) 개소식이 오는 8월 13일 개최된다고 보도했다.

자이현의 새 드론 연구센터 개소식에는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도 참석할 것이라고 원 현장은 전했다.

개소식 후에는 자이현 드론 연구센터에 입주한 기업들과 연구기관 18곳이 개발한 무인기 최신 모델들과 인공지능(AI) 기술들이 공개된다.

대만 남서부 자이현 타인바오(太保)시에 세워지는 새 드론 연구센터는 대만 드론 연구의 중심기관으로서, 드론과 AI 기술을 접목한 연구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국에 비해 뚜렷한 열세에 있는 군사력을 보완하기 위해 군사용 드론 개발을 측면 지원하는 역할도 맡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차이 총통은 지난 6월 15일 지오셋 우주·기술(GEOSAT Aerospace & Technology)의 로청팡(羅正方) 회장으로부터 드론 산업의 발전과 전략적 역할에 대한 설명을 듣는 자리에서 군사용 드론을 개발하기 위한 새로운 연구센터가 오는 8월 자이현에 설립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차이 총통은 새 연구센터가 독자적인 드론 개발을 위해 AI 기술을 활용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만은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의 침공에 맞서 싸우는 과정에서 드론의 역할을 면밀하게 검토한 바 있다.

대만은 군사용 드론을 중국 인민해방군에 대응할 수 있는 주요 비대칭 전력으로 판단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이 압도적으로 우세한 러시아군에 맞서 선전하는 데는 '탱크 킬러'로 불리는 미국산 대전차 미사일 '재블린(Javelin)'과 터키제 드론 '바이락타르 TB2'의 기여가 크다는 게 군사전문가들의 평가다.

대만은 지난달에는 자체 개발한 대형 드론이 대만 본섬 주변 방공식별구역(ADIZ)을 따라 공중 비행하는 사실을 언론에 공개하기도 했다.

보도에 따르면 대만 국책 방산연구소인 국가중산과학연구원(NCSIST)이 자체 개발한 대형 무인기인 '텅윈-2형'(MU1812)은 6월 25일 오후 6시 46분께 동부 화롄 자산 기지를 이륙한 후 10시간 16분만인 26일 오전 5시 2분께 기지로 되돌아왔다.

대만은 세계 최대의 드론 제조업체인 DJI가 미국의 제재 대상에 포함된 상황에서 자이현 새 드론 연구개발센터의 개소를 계기로 드론 산업을 국가 전략산업으로 육성할 태세다.

원 현장도 DJI에 대한 미국의 제재가 대만의 드론 산업에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5년 안에 자이현이 글로벌 드론 산업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상무부는 도널드 트럼프 집권기인 2020년 DJI의 드론이 중국 신장위구르 자치구 내 위구르족 소수민족의 감시와 인권탄압에 활용된다는 이유로 DJI가 미국 회사의 부품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제재 리스트에 포함한 바 있다.

미국 국방부도 2021년 7월 국가안보 위협을 이유로 DJI의 드론 사용을 금지하는 조처를 했다.

현재 중국은 전 세계 민간용 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하는 세계 최대 드론 생산국가다.

중국 드론 산업의 중심지는 '개혁·개방 1번지'이자 '기술 허브'인 광둥(廣東)성 선전(深천<土+川>)시다.

이곳에는 세계 최대 드론제조업체인 DJI를 비롯한 수백 개의 드론 제조업체들이 밀집해 있다.

현재 군사용 드론은 세계 최대 군사 강국인 미국이 최고의 기술 수준을 보유하고 있다.

jj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