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 후보국' 북마케도니아 EU 가입 협상 곧 개시
2005년 후보국됐지만 불가리아 등이 그간 반대
내주 EU와 첫 회동…우크라전 여파 안보불안에 서둘러
(서울=연합뉴스) 정빛나 기자 = 남유럽 발칸반도의 소국 북마케도니아(옛 마케도니아)의 유럽연합(EU) 정식 가입 협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 AF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디미타르 코바체브스키 북마케도니아 총리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오는 19일 북마케도니아 정부와 EU 간 정식 가입 협상을 위한 첫 회동이 있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북마케도니아 의회에서 자국의 EU 가입 협상 진척을 위해 '앙숙'이자 EU 회원국인 불가리아와 관계 개선을 위한 조처가 포함된 일종의 중재안이 가결된 데 따른 것이다.
중재안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제안한 것으로, 북마케도니아가 불가리아계 마케도니아인을 소수민족으로 인정하고 이를 헌법에 반영하는 방안 등을 골자로 한다.
앞서 지난달 말 불가리아도 이미 북마케도니아의 EU 가입 협상에 대한 비토권을 거둬들이기로 한 바 있다.
코바체브스키 총리는 의회 투표 후 "마침내 (EU 후보국이 된 지) 17년 만에 EU와 가입 협상 절차에 착수할 수 있게 됐다"며 "속도감 있게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2005년 EU 후보국 지위가 부여된 북마케도니아는 그간 그리스, 불가리아 등 기존 회원국의 반대로 정식 가입 협상이 지지부진했다.
특히 동쪽 국경을 맞댄 불가리아와는 종교적, 역사적, 언어적으로 비슷한 면이 있지만 영유권 분쟁과 소수 민족을 둘러싼 갈등 등으로 상당 기간 껄끄러운 관계를 유지해왔다.
언어 문제만 하더라도 불가리아에서는 마케도니아어가 자국의 방언이라고 간주하지만, 북마케도니아는 '고유 언어'라고 반박하며 감정싸움을 벌이곤 한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서방에서는 러시아 및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저지하기 위해 세력 확장에 나서야 한다는 기류가 형성됐고, 프랑스 등 주요국이 중재에 나선 것도 그 연장선이다.
당초 코바체브스키 총리는 프랑스 중재안에 반대했다가 이를 번복하고 야당의 반대에도 투표에 부쳤는데, 마찬가지로 불안한 정세 속 EU 가입을 서두를 필요가 있다는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북마케도니아 의회 결정을 환영하는 성명에서 "알바니아와 북마케도니아를 포함한 서부 발칸 모든 국가가 일원이 되는 EU는 더 강해지고 번영할 것"이라고 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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