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우려에 서학개미도 채권·고배당 ETF로 눈 돌려

입력 2022-07-17 07:07
경기침체 우려에 서학개미도 채권·고배당 ETF로 눈 돌려

"금리인상·기업실적 하향 남아있어…신중한 접근 필요"



(서울=연합뉴스) 채새롬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강도 긴축 정책에 경기침체 우려가 부각하면서 서학개미들도 기존 성장주 대신 해외채권, 채권 ETF(상장지수펀드) 등 안전자산에 일부 눈을 돌리고 있다.

17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15일부터 이달 14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은 아이셰어즈 20년 만기 국고채(ISHARES 20+ YEAR TREASURY BOND) ETF를 1천395만달러 순매수 결제했다. 이 ETF는 같은 기간 순매수 8위에 올랐다.

대표적인 고배당 ETF로 꼽히는 JP모건 에쿼티 프리미엄 인컴 ETF(JP MORGAN EQUITY PREMIUM INCOME ETF)는 순매수액 1천282만달러로 11위에 올랐고, 슈왑 US 디비덴드 에쿼티(Schwab U.S. Dividend Equity) ETF는 순매수액 1천244만달러로 12위에 올랐다.

같은 기간 서학개미가 가장 많이 산 종목은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를 3배로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 SHS ETF(1억8천425만달러)다. 여전히 3배 레버리지 ETF가 상위권에 다수 포진해있지만, 테슬라·애플·마이크로소프트 등 기술주 대신 채권, 고배당 ETF가 15위권 내 여러 종목 올랐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안소은 KB증권 연구원은 "시장 조정이 이뤄지고 있어 투자자들이 수익률을 상대적으로 안정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ETF에 눈을 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학개미들은 미국 채권도 대거 사들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 투자자들은 미국 채권을 13억4천700만달러를 순매수했는데, 작년 동기(3억2천700만달러) 대비 312% 증가했다.

미국 주식 순매수액이 같은 기간 127억8천800만달러에서 118만8천300만달러로 7%가량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아직은 해외 채권·주식 매수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박준우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경기침체 우려가 부각되면서 채권 시장으로 투자자금이 몰리고 있다"면서 "국내는 기준금리 인상이 끝나가는 분위기이지만 해외는 인상 폭이 크고 금리가 더 높아질 위험이 있는 만큼 금리 인상이 마무리되는 것을 확인하고 접근하는 것이 수익 측면에서 더 안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안 연구원은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남아있는 데다 이번 실적 시즌에서 기업 이익이 하향되는 모습이 확인되면 추가 조정의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가능하다면 현금 비중을 늘리는 것이 낫고, 투자대상을 찾는다면 배당이 높은 주식 중 실적이 안정적인 종목을 중심으로 대응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덧붙였다.

srch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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