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장 "취약차주 어려움 커져…은행, 연착륙 노력해달라"(종합)
신한은행 남대문지점 방문…'금리 상한형 주담대' 직접 상담받아
"은행권 취약차주 지원에 감사"…"은행, 시장 상황 맞춰 추가 프로그램 마련할 듯"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오주현 기자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14일 최근 금리 인상 등으로 인해 취약차주의 어려움 커지고 있다며 소상공인 차주들이 급격한 부채 상환 부담을 겪지 않고 연착륙할 수 있도록 은행권이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이 원장은 이날 오후 신한은행 남대문지점을 방문해 남대문시장 상인 등과 간담회를 열고 최근 경제 여건 악화와 관련해 자영업자들이 겪는 어려움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그는 직접 은행 창구에 앉아 신한은행 직원으로부터 '금리 상한형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상품에 대한 상담을 받기도 했다.
금융당국은 이날 변동금리 주담대 대출자들이 과도한 금리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일정 기간 대출금리의 상승 폭이 제한되는 금리 상한형 주담대 판매를 연장하기로 했다. 또 금리 상승 제한폭을 낮추고, 고객이 부담하는 가입비용을 낮추거나 한시적으로 면제하기로 했다.
이 원장은 이날 현장 방문에서 "코로나19가 지속되는 가운데 최근 물가 급등, 금리 상승 등 경제 여건이 악화하면서 자영업자 등 취약차주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시기에 금융권이 정부 차원의 대책 이외에 자율적으로 취약차주 보호 및 부담완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것은 매우 의미가 있다"며 "최근 신한은행을 비롯한 은행권이 다양한 취약차주 지원방안을 마련해 추진하고 있는 것에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신한은행이 연 5%가 넘는 금리로 주택담보대출을 이용하는 차주의 금리를 1년간 연 5%로 일괄 인하하기로 하는 등 은행권이 잇따라 이자 부담 경감 지원책을 내놓은 것을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원장은 또 "현재 금융권에서 운영 중인 신용대출119 등 각종 취약차주 지원 프로그램이 더욱 실효성 있게 작동해 취약차주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세심하게 살펴봐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소상공인 및 중소기업에 대한 만기 연장·상환유예 종료에 대비하여 해당 차주들이 급격한 상환 부담을 겪지 않고 연착륙할 수 있도록 은행권에서 적극적으로 노력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신한은행 영업점 방문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은행권의 취약차주 지원이 소수에게만 적용된다는 우려가 나온다'는 지적에 대해 "변화하는 시장 상황에 맞게 (은행권이) 추가적인 프로그램을 마련할 것으로 들었다"고 답변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은행의 자율적인 공생의 움직임에 대해 정책당국으로서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면서 "시장경제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보편적 지원보다는 핀셋형, 맞춤형 지원을 할 수밖에 없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우리은행과 신한은행 등 시중은행에서 거액의 외환 이상 거래 정황이 발견돼 금감원이 점검을 진행 중인 것과 관련해 이 원장은 "진행 상황은 계속 보고받고 있다"며 "어떻게 대규모 외환거래가 있을 수 있었는지, 그 과정에서 감독 시스템 문제는 없었는지 두루두루 보겠다"고 밝혔다.
대법원에서 김재현 대표의 유죄가 확정된 옵티머스 사건에 대한 금감원의 재조사 계획과 관련해서는 "판결문을 잘 읽어보고 기회가 있을 때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대법원은 이날 1조원대 펀드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재현 옵티머스자산운용 대표에 대해 징역 40년형을 확정했다.
pan@yna.co.kr, viva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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