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대통령 "바이든 중동 방문 지역 안정에 도움 안돼"
"핵협상서 이란은 합리적 요구해…원칙에 따라 물러서지 않을 것"
(테헤란=연합뉴스) 이승민 특파원 =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중동 방문이 지역 안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13일(현지시간) 이란 정부에 따르면 라이시 대통령은 이날 내각회의에서 미국 대통령의 중동 방문과 관련해 "그들의 노력은 어쨌든 안보를 가져다주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라이시 대통령은 "미국이 시온주의자(이스라엘)와 몇몇 국가의 관계를 정상화함으로써 입지를 강화하려고 하지만, 지역 국가들의 시온주의자에 대한 증오를 깨닫는다면 미국의 노력은 효과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란은 중동 지역의 아주 작은 움직임도 면밀히 관찰하고 있으며, 이란 영토에 대한 도발 행위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응징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바이든 대통령은 13일부터 16일까지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 에너지 안보 및 중동 평화 등 현안을 논의한다.
특히 미국은 이스라엘과 아랍 국가들의 관계를 정상화하고, 이를 토대로 이란의 위협에 공동으로 대응하는 연합 방공망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이란은 이런 움직임에 예민한 반응을 보여왔다.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NSC)가 운영하는 누르뉴스는 논평에서 대이란 방위 조약 체결을 주도하는 미국을 비난하고, 어떤 위협에도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누르뉴스는 이란에 적대적인 움직임에 대한 대응으로 가장 가깝고 취약한 장소가 이란군의 첫 목표가 될 수 있다고 위협하기도 했다.
이날 내각회의에서 라이시 대통령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 회담과 관련해 "그간 협상에서 (이란은) 합리적인 수준의 요구를 했다"며 "이란은 논리적인 원칙에 따라 정당한 권리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의 최대 적성국인 이스라엘은 핵합의 복원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이란과 P5+1 국가(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독일)들은 지난해 4월부터 오스트리아 빈에서 핵합의 복원 협상을 진행해왔다.
협상은 그간 9부 능선을 넘었다고 평가될 만큼 진전됐지만, 이란과 미국은 혁명수비대(IRGC)의 외국 테러 조직(FTO) 지정 철회 문제 등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이란은 교착 상태에 빠진 협상에 대한 책임을 미국에 돌리며 비난 수위를 높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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