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대통령, 바이든 면전에서 "우리 기름값은 싸"
(서울=연합뉴스) 김태종 기자 =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이 유가 급등으로 골머리를 앓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앞에서 멕시코 기름값은 싸다고 말했다.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미국을 방문 중인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가진 바이든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이같이 발언했다.
미국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현재 미국의 유가는 갤런(3.78ℓ)당 평균 4.66달러(6천87원)다. 지난달 평균 5달러를 넘었다가 다소 내리긴 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멕시코의 기름값은 갤런당 평균 3.12 달러(4천78원)라면서 이는 정부가 35% 상당의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블룸버그 통신은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을 상대로 "자국에선 휘발유가 미국보다 싸다고 으스댔다"고 전했다.
다만, 멕시코 정부 당국자는 바이든 대통령의 정치적 약점을 강조하려는게 아니라 자국을 유가보조금의 성공사례로 내세우려던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어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유가가 내려가기를 기다리는 동안, 우리 정부는 국경 부근에 사는 미국인들이 멕시코에서 저렴하게 기름을 채울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미국 운전자가 멕시코와의 근접성을 이용하고 있다면서 미국인을 위해 미국-멕시코 국경 주변 주유소에 대한 기름 공급을 갑절로 늘릴 수 있다고 제안했다.
치솟는 인플레이션과 경제적 불확실성으로 미 의회가 유류세 한시 면제에 대한 바이든 대통령의 요청을 검토하는 상황에서 이런 조처가 미국인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란 게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의 주장이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2일 의회와 각 주(州)에 기름값 안정을 위한 3개월간의 유류세 면제를 공식 요청한 바 있다.
한편,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멕시코 송유관을 통해 미국 캘리포니아와 애리조나, 뉴멕시코에 기름을 공급할 수 있다고 말했으며, 미국의 투자를 받아 자국에 천연가스 액화공장과 비료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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