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가스공급 중단 우려에 '탈원전' 독일 원전가동연장 논란

입력 2022-07-12 18:58
수정 2022-07-12 19:58
러 가스공급 중단 우려에 '탈원전' 독일 원전가동연장 논란

독일 부총리 "난방·에너지공급에 문제…원자력 도움 안돼"

(베를린=연합뉴스) 이율 특파원 = 러시아가 가스공급을 중단할 수 있다는 우려가 고조되면서 독일 정부 내에서 올해 연말까지 모두 멈추기로 했던 원전 가동을 연장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유럽에서 앞장서 탈원전 정책을 고수해온 독일은 올해 연말까지 남은 3개 원전 가동을 모두 중단할 계획이었다.



독일 신호등(사회민주당-빨강·자유민주당-노랑·녹색당-초록) 연립정부에 참여 중인 자민당의 크리스티안 뒤르 원내대표는 dpa통신에 러시아의 가스공급 중단 가능성과 관련해 "불길한 말로 화를 자처해서는 안되겠지만, 우리는 가계와 독일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시나리오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더는 가스로 전력생산을 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안 되는 만큼, 원전 가동을 연말 이후로까지 연장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전날부터 유지보수작업을 이유로 독일행 '노르트스트림-1' 가스관을 통한 가스공급을 열흘간 중단했다.

가스관 유지보수 작업은 연례행사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서방과 러시아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가동 재개를 장담할 수 없다는 관측이 적지 않다.

뒤르 원내대표는 "유지보수 작업 이후에도 노르트스트림-1 가스관을 통한 가스 공급이 계속 끊길 가능성이 있다"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하고 싶은 대로 하기 때문에 기술적 이유를 대면서 가스공급을 영원히 중단한다고 해도 놀랍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독일 야권에서도 원전가동을 연장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기독민주당(CDU) 대표는 빌트에 기고한 글에서 "에너지 위기가 닥쳐오고 있는 만큼, 가스를 아끼기 위해 원전 가동을 연장할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기민당도 곧 원전가동을 중단하기를 원하지만, 지금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로베르트 하베크 독일 부총리 겸 경제·기후보호부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난방, 에너지 공급에 문제가 있는 거지 전력생산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 만큼, 이에 원자력은 아무 도움이 안 된다"면서 원전 가동 연장 가능성을 일축했다.

독일은 앞서 러시아의 에너지 공급 축소에 대응해 석탄 의존도를 높이는 에너지 긴급조치를 시행하기로 한 바 있다. 가동하지 않은 채 예비전력원으로 남겨뒀던 석탄화력발전소들을 재가동한다는 계획이다.

하베크 부총리는 "우리는 석탄화력발전소를 재가동하고 가스를 아껴야 한다"면서 "원자력은 이런 상황에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못 박았다.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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