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투자부터 인수합병까지'…후배 스타트업 키우는 스타트업
원티드랩·토스·당근마켓·오늘의집 등
(서울=연합뉴스) 임성호 기자 = 스타트업은 설립한 지 오래되지 않은 신생 벤처기업을 뜻하는 말로,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탄생한 용어다.
성장 초기에는 대기업과 벤처캐피탈(VC) 등으로부터 투자를 받으며 몸집을 키운 뒤 기업공개(IPO) 등을 통해 투자자들에게 투자금을 돌려주는 것이 일반적인 수순이다.
그러나 지난 몇 년 사이에는 각 분야에서 성공을 거둔 국내 정보기술(IT) 스타트업이 '후배' 스타트업을 찾아 투자하거나 인수·합병(M&A)으로 동반 성장에 나서는 경우도 나오고 있다.
13일 스타트업 업계에 따르면 2015년 출범한 HR 테크(인적자원 관리 기술) 스타트업 원티드랩[376980]은 지난 5월 온라인 일정관리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기반 솔루션 '되는시간'을 운영하는 왓타임에 전문 투자사 더벤처스와 함께 시드(Seed) 투자를 했다.
지난 2월에는 성장성이 높은 스타트업에 투자하기 위해 투자 자회사인 '원티드랩파트너스'를 설립했다.
원티드랩 관계자는 "유망한 스타트업을 발굴·지원해 회사 사업과 시너지를 도모하고, 나아가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 발전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원티드랩은 지난해 4월 HR 솔루션 스타트업 '커먼스페이스'를 인수해 '원티드스페이스'로 이름을 바꿔 서비스하고 있으며, 2018년에는 기업 정보 제공 사이트 '크레딧잡'을 인수했다.
모바일 금융 플랫폼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가 지난해 10월 모빌리티 스타트업 타다를 인수한 것은 스타트업-스타트업 간 M&A의 대표적 사례다.
2013년 설립된 비바리퍼블리카는 타다를 동남아의 '그랩'처럼 핀테크와 모빌리티 서비스간 시너지를 노린다는 전략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11월 미국의 비상장 주식 투자 플랫폼 '리퍼블릭'에 500만달러(약 65억 6천만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하기도 했다. 리퍼블릭 역시 2016년 설립된 스타트업으로, 유망 스타트업과 비상장 기업에 투자를 중개한다.
토스 측은 "해외의 유망한 비상장 기업에 대한 투자수요가 커질 것으로 기대해 잠재적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봤다"고 투자 배경을 밝혔다.
토스는 또 지난해 6월 창업자를 위한 전자상거래 플랫폼 '식스샵'에 80억원 규모의 투자를 했다.
인테리어·라이프스타일 플랫폼 '오늘의집' 운영사 버킷플레이스는 올해 1월 폐기물 문전 수거 서비스 플랫폼 '어글리랩'에 전략 투자를 했다. 어글리랩은 지난해 8월 설립된 신생 스타트업이다.
2014년 버킷플레이스를 창립한 이승재 대표는 "라이프스타일과 관련된 모든 문제를 해결하며 공간을 통해 삶의 혁신을 끌어내는 오늘의집 비전과 공간에서 발생하는 폐기물 문제를 해결하려는 어글리랩 비전이 맞닿아 있다"고 투자 배경을 밝혔다.
2015년 설립된 지역생활 커뮤니티 당근마켓은 지난해 9월 관심사 기반의 모임 커뮤니티 '남의집'에 10억원 규모로 투자했다. 이 투자는 당근마켓이 로컬 커뮤니티 생태계 조성을 하기 위해 신생 스타트업에 처음 투자한 사례다.
당근마켓은 직접 투자 외에도 다양한 스타트업과 협업해 당근마켓 내에서 다양한 생활 서비스를 연결해주는 '당근미니' 코너를 운영하고 있다.
남의집을 포함해 모바일 세탁서비스 '세탁특공대', 운세 앱 '포스텔러', 펫시터 돌봄 서비스 '펫트너', 홈클리닝 서비스 '청소연구소' 등을 별도의 앱 설치 없이 당근마켓에서 바로 이용할 수 있다.
당근마켓 관계자는 "궁극적으로는 스타트업들과의 협업으로 지역 내 다양한 하이퍼로컬('동네' 또는 '단지' 수준의 좁은 지역에 집중하는) 서비스를 활성화하고, 동반 성장하며 함께 하이퍼로컬 생태계를 구축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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