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 선호 속 스위스프랑 강세…1프랑이 1유로 넘어
2015년 고정 환율제 폐지 후 최고치…최근 달러 대비 강세 보인 통화로 유일
(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가중하는 상황에서 유로화의 가치가 지속해서 하락하는 반면 안전 자산으로 여겨지는 스위스프랑(CHF)의 강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12일(현지시간) 유럽중앙은행(ECB) 등에 따르면 1스위스프랑은 이날 현재 1.01유로를 기록했다.
스위스프랑-유로 환율은 스위스프랑의 강세 속에 지난달 말부터 1을 넘어섰고, 열흘 넘게 이런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1스위스프랑의 가치가 1유로를 넘어서는 역전 현상은 스위스프랑과 유로화의 고정환율제(페그제)가 폐지된 2015년 이후 처음이다.
금융권은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세계 경제가 고물가와 침체의 이중고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심화하면서 안전 자산을 찾는 경향이 생겼고, 이런 가운데 스위스프랑이 강세를 보인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초강세를 보이는 달러화에 대한 환율을 따져 봐도 스위스프랑 선호 경향을 엿볼 수 있다.
달러-스위스프랑 환율은 2021년 초까지만 해도 0.89 정도에 그쳤지만 올해 5월 중순과 지난달 중순께 1.0까지 올랐고, 이날 현재 0.98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들어 달러 대비 강세를 보인 주요 경제권 통화는 스위스프랑이 유일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유럽연합(EU) 국가들이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에너지 위기로 경제난이 심화할 것으로 우려되면서 유로화 가치가 줄곧 떨어지는 상황과 대비된다.
유로화는 이날 오전 현재 1.0098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전날에는 한때 1유로에 1.0006달러까지 내려가 사실상 유로화 가치가 1달러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는 유로화 가치가 연초 대비 약 12% 하락한 것으로, 2002년 이후 최저치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은 평가하기도 했다.
스위스프랑의 강세는 당분간 지속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스위스 금융당국이 수입 물품 위주로 고물가 현상이 일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자국 통화의 강세 현상을 굳이 제어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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