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전문가 "스리랑카 혼란, 중국과 관계에 단기 큰 영향"

입력 2022-07-12 12:01
中전문가 "스리랑카 혼란, 중국과 관계에 단기 큰 영향"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스리랑카의 정치·경제적 혼란이 단기적으로 중국과의 관계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중국 전문가들을 인용해 12일 전했다.

국가 부도 사태 속 지난 9일 사임을 발표한 고타바야 라자팍사 스리랑카 대통령의 가문은 지난 20년 가까이 스리랑카 정치권을 장악하면서 친중 정책을 펼쳤다.

동남아 전문가인 린민왕 푸단대 교수는 "스리랑카 정계에서 라자팍사 가문의 영향력이 약화될 것이고 가까운 시일 내 정치적 복귀는 어려울 것이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중국과 스리랑카의 관계에 큰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치솟는 인플레이션과 막대한 부채 등으로 촉발된 스리랑카의 위기는 여러 면에서 취약한 개발도상국에 관심을 두는 중국 투자자들에 경각심을 일깨울 것이라며 "특히 전반적인 국제 환경이 좋지 않을 때 해외 투자를 할 경우 현지 정부의 경쟁력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을 상기시킨다"고 덧붙였다.

린 교수는 "중국의 스리랑카 투자는 일부 손실을 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은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 아래 인도 주변 남아시아 항구 등을 잇달아 개발하는 이른바 '진주 목걸이' 전략을 펼치며 스리랑카를 공략했다.

중국 관련 대규모 프로젝트는 2005∼2015년 집권한 마힌다 라자팍사 전 대통령 시절 주로 진행됐다. 사임을 발표한 고타바야의 형이다.

스리랑카는 중국으로부터 대규모 차관을 도입해 2010년 함반토타 항구를 건설했다.

그러나 적자가 쌓이자 항구 지분 일부를 중국 국영 항만기업 자오상쥐에 매각하고 99년 기한으로 항만 운영권을 넘겨줬다.

스리랑카는 2020년에는 중국 타이어업체 산둥 하오화가 3억 달러를 들여 함반토타 항구 인근에 공장을 신설할 수 있게 했다.

중국은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의 안보 협의체) 등 미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영향력을 강화하는 것에 맞서 스리랑카에 공을 들이면서 코로나19 대응에 사용하라며 6억 위안(약 1천170억 원)을 지원하기도 했다.

라자팍사 대통령의 사임으로 정권을 잡을 것으로 보이는 스리랑카 야당 지도자가 중국의 역내 라이벌인 인도, 일본과 관계 개선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진 것도 중국에는 불확실성을 안겨준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상하이 국제문제연구원의 류쭝이 선임 연구원은 "중국은 라자팍사 가문만이 아니라 스리랑카의 모든 정당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왔다"고 말했다.

린 교수도 "스리랑카와 인도의 관계에는 구조적 모순이 내재해 있고, 스리랑카는 인도와 균형을 이루기 위해 중국 같은 나라를 필요로 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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