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재철 금투협회장 "대체거래소, 올해 예비인가·법인설립 추진"(종합)
"증권사들과 준비해 2024년 업무 개시 목표…유동성 증대 효과 기대"
디폴트옵션 도입…"실제 상품 출시는 심의 거쳐 오는 10월 후"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홍유담 기자 = 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은 12일 "증권 거래의 편의성과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대체거래소(ATS)를 올해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나 회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는 최고 수준의 ATS가 설립될 수 있도록 참여 회원사들과 함께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7개 대형 증권사와 협회를 중심으로 설립준비위원회를 구성해 인가 준비와 법인 설립 등 여러 사전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올해 예비 인가와 법인 설립을 완료하고 2024년 초 업무를 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최근 증시 거래량 감소 등의 환경 변화가 있기는 하지만, ATS 설립이 유동성 증대 등 긍정적 효과가 있는 만큼 신속한 설립이 증시 안정에 더욱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금투협과 증권사들은 지난 수년간 ATS 설립을 준비해왔다. 2013년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근거가 마련됐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증시 거래대금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논의가 급물살을 탔다.
ATS 설립으로 1956년부터 이어진 한국거래소의 독점 체제가 막을 내리고 시장 질서 재편이 이뤄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나 회장은 금융투자업계의 디지털자산 사업 진출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가상자산, 대체불가토큰(NFT) 등 디지털자산 비즈니스와 관련해 업계의 관심이 뜨겁다"며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디지털자산기본법에 대한 업계 의견을 국회와 당국에 잘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STO의 자본시장법 적용 논의가 한창인 만큼 디지털자산으로서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면서도 투자자 보호 방안을 면밀히 검토해 업계와 투자자 모두가 만족하는 방안을 도출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부터 퇴직연금 수익률을 높이고자 확정기여형(DC)과 개인형(IRP) 퇴직연금제도에 사전지정 운용제도(디폴트옵션)가 도입된다.
근로자가 본인의 퇴직연금 적립금을 운용할 금융상품을 결정하지 않을 경우 사전에 정해둔 운용 방법으로 적립금이 자동 운용되도록 하는 제도다.
디폴트옵션과 관련해 나 회장은 "디폴트옵션이 반영된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이 시행되는 날은 오늘이지만, 실제 상품 출시는 심의가 마무리되는 10월 이후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국회 논의 과정에서 실적배당 상품뿐 아니라 원리금보장 상품도 디폴트옵션 상품에 포함됐다.
이에 대해 나 회장은 "낮은 위험단계에서 원리금보장 상품이 단품 또는 포트폴리오로 편입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가입자 측면에서 원리금보장 상품을 단독으로 선정하는 것은 합리적인 의사결정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제 우리 퇴직연금도 자산 배분의 관점, 즉 포트폴리오 운용의 시각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며 "디폴트옵션은 이런 원칙을 갖고 투자할 수 있는 제도라는 관점에서 봐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나 회장은 정부의 금융투자소득세 시행 2년 유예 방침을 두고는 "현행법에 따라 (2023년 1월 1일) 금융투자소득세 도입을 앞두고 전산 시스템을 준비하는 상황"이라며 "국회 논의를 거쳐 하루빨리 최종 결정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올해 말 임기를 마치는 나 회장은 연임 도전 의사에 관해서는 "아직 임기 이후 거취나 차기 회장 이슈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산업 발전을 위해 주어진 소임을 열심히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rice@yna.co.kr, ydho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